목차
- 디자인 공지예외에서 ‘동일’과 ‘유사’는 왜 구별되는가?
- 종래 실무와 공지예외 제도의 법리는 어떠하였는가?
-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의 취지
- 복수 공개 시 동일성 판단 — 종래 법리
디자인 공지예외에서 ‘동일’과 ‘유사’는 왜 구별되는가?
공지예외(신규성 상실의 예외)는 출원 전 여러 번 공개한 경우, 나중 공개 디자인이 최초 공지 디자인과 ‘동일’해야만 효과가 미친다. ‘유사’한 정도는 부족하다 — 대법원 2014후1341 판결.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후1341 판결은, 디자인 출원 전에 자기 제품을 여러 차례 공개한 경우 신규성 상실의 예외(공지예외)가 적용되려면 최초 공지 디자인과 이후 공지 디자인이 ‘동일’해야 하며, 단순히 ‘유사’한 정도에 불과하면 공지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간이형 스프링클러 디자인권자는 카탈로그(2012. 4.)에서 제품을 먼저 공개하고, 블로그(2012. 6.)에 추가 공개한 후 출원(2012. 9.)하였는데, 카탈로그 버전에 대해서만 공지예외를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블로그 게시 사진에는 카탈로그에 없는 개폐손잡이가 있었고, 법원은 이 차이를 이유로 두 디자인의 동일성을 부정하여 공지예외 적용을 거부하였고, 결국 디자인등록이 무효로 확정되었습니다.
종래 실무와 공지예외 제도의 법리는 어떠하였는가?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의 취지
디자인보호법은 출원 전에 공지되거나 공용된 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은 원칙적으로 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구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1항). 그러나 이 원칙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면 디자인 창작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춘 경우에는 출원 전 공개에도 불구하고 신규성이 상실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하는 예외 규정을 두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디자인보호법(2013. 5. 28. 법률 제1184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디자인이 제5조 제1항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게 된 경우 그 디자인은 그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그 자가 디자인등록출원한 디자인에 대하여 동조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동조 제1항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같은 조 제2항은 공지예외 적용을 받으려는 자가 출원서에 그 취지를 기재하고, 출원일부터 30일 이내에 증명 서류를 제출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복수 공개 시 동일성 판단 — 종래 법리
실무상 문제가 되는 것은, 출원인이 출원 전에 자기 디자인을 여러 차례 공개하면서 최초 공지 디자인에 대해서만 공지예외를 주장한 경우입니다. 이때 나머지 공개 디자인들에도 공지예외의 효과가 미치려면, 그 디자인들이 최초 공지 디자인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0후730 판결은 디자인의 동일성이란 “물리적으로 완벽한 동일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과 모양 및 색채의 결합이 동일하거나 극히 미세한 차이만 있어 전체적 심미감이 동일한 정도”를 말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동일성’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 특히 ‘유사’와의 경계선이 어디인지는 실무에서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대법원 판결은 바로 이 경계선을 명시적으로 구분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
등록디자인의 내용
이 사건 등록디자인(디자인등록 제668925호)의 대상 물품은 간이형 스프링클러입니다. 2012. 9. 28. 출원되어 2012. 11. 14. 등록되었습니다. 재질은 금속 및 합성수지이며, 건물 내부에 설치되어 화재 발생 시 저수된 소방수를 분사하여 화재를 진압하는 캐비닛형 장치입니다.
등록디자인의 구조적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전체 형상 | 직육면체형 캐비닛 |
| 상부 | 개폐형 커버가 있는 제어부 (경첩 결합, 위로 개방 가능) |
| 하부 | 소방수 저수 수조 |
| 하부 수조 : 상부 제어부 비율 | 약 5:1 (하부가 전체의 약 5/6) |
| 정면 좌측 | 개폐손잡이 |
| 상부 표면 | 원형 배관구 3개 |


공지예외 주장 및 비교대상디자인의 관계
이 사건의 쟁점을 이해하려면 디자인권자(피고, 주식회사 대림소방공사)의 제품 공개 경위를 시간순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 시점 | 사건 | 비고 |
|---|---|---|
| 2012. 4. 3. | KFI 기술인정 취득 |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인정. 출원서에 기재한 공개 사유 |
| 2012. 4. 6. | 카탈로그 제작·공지 (비교대상디자인12/법원의 10) | 심판원이 인정한 실제 공지일. 공지예외 주장 대상 |
| 2012. 4. 18. | 간이스프링클러 패키지 거래 시작 | 거래명세표 존재 |
| 2012. 6. 11. | 블로그에 사진 게시 (비교대상디자인1) | 공지예외 미주장 |
| 2012. 9. 28. | 디자인등록출원 | 공지예외 주장: 카탈로그(비교대상디자인12)만 기재 |
| 2012. 11. 14. | 디자인등록 (제668925호) |
여기서 중요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① 디자인권자가 출원서에 “2012. 4. 3. KFI 기술인정”의 형태로 공개되었다고 기재하였으나, 심판원은 증빙서류를 검토한 결과 카탈로그가 제작된 2012. 4. 6.을 실제 공지일로 인정하였습니다. ② 이후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비교대상디자인1)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지예외 주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비교대상디자인1(블로그 게시본)과 비교대상디자인12(카탈로그본)의 대비
이 사건의 승패를 가른 것은 바로 이 두 디자인 사이의 차이입니다.
| 항목 | 비교대상디자인1 (블로그, 2012.6.11.) | 비교대상디자인12 (카탈로그, 2012.4.6.) |
|---|---|---|
| 공개 매체 | 피청구인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 | KFI 인정 후 제작된 카탈로그 |
| 정면 상단부 | 개폐손잡이 있음 | 개폐손잡이 없음 |
| 전체 외관 | 흰색 바탕, 보라색 세로 줄무늬 2줄 | 흰색 바탕, 보라색 세로 줄무늬 2줄 |
| 상부 제어패널 | 있음 | 있음 |
| 공지예외 주장 | 미주장 | 주장 (증명서류 제출) |
위 두 사진을 비교하면, 전체적인 외관(직육면체, 흰색 바탕, 보라색 세로 줄무늬 2줄, 상부 제어패널)은 유사하지만, 정면 상단부의 개폐손잡이 유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비교대상디자인1(블로그 게시본)에는 정면 좌측에 세로형 개폐손잡이가 있는 반면, 비교대상디자인12(카탈로그본)에는 이러한 손잡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심판원은 어떻게 판단하였는가?
특허심판원(2013당1184, 2014. 2. 28. 심결)은 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즉, 디자인등록이 유효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KFI 증빙서류의 유효성에 대한 심판원의 판단
심판원이 공지예외 동일성을 판단하기에 앞서 먼저 검토한 쟁점이 있습니다. 청구인은 “KFI 인정서에는 인정받은 제품의 외관에 관한 기재가 없어 카탈로그상의 디자인(비교대상디자인12) 제품과 같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출원서에 기재된 공개 형태나 공개 일자가 증거서류로 확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심판원은 ① KFI 인정서의 품명(“간이스프링클러설비”)과 형식(“펌프가압형”)이 카탈로그 제품과 부합하고, ② KFI 기술인정(2012. 4. 3.) 직후 카탈로그가 제작(2012. 4. 6.)되고 해당 제품이 거래(2012. 4. 18.)된 사실이 거래서류로 확인되므로, 두 제품이 다르다고 볼 뚜렷한 반증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심판원은 카탈로그와 거래서류만으로도 카탈로그가 제작된 2012. 4. 6.을 공지일로 하는 공지예외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청구인의 이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공지예외 동일성에 대한 심판원의 판단
심판원은 비교대상디자인1(블로그 게시본)과 비교대상디자인12(카탈로그본)를 대비한 후, 청구인이 두 디자인의 동일성이 없다는 근거로 든 부분 — 비교대상디자인12에서 볼 수 있는 특정 형상이 비교대상디자인1에는 없다는 점 — 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의 동일성은 물리적으로 완벽한 동일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과 모양 및 색채의 결합이 동일하거나 극히 미세한 차이만 있어 전체적 심미감이 동일한 정도를 말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0후730 판결 참조), 두 디자인에서 이같은 차이는 극히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
심판원은 개폐손잡이 유무의 차이를 “극히 미세한 차이”로 보아 동일성을 인정하였고, 따라서 블로그 게시본(비교대상디자인1)에도 공지예외의 효과가 미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등록디자인은 신규성을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용이창작 여부에 대한 심판원의 판단
심판원은 용이창작 여부도 판단하였습니다. 청구인이 비교대상디자인2 내지 8(다양한 형태의 간이형 스프링클러)과의 결합에 의한 용이창작을 주장하였으나, 심판원은 등록디자인이 하부 수조와 상부 제어부의 비율(약 5:1)에서 비교대상디자인들(대체로 3:1)과 현저한 차이가 있고, 전체적인 안정감에서도 월등하여 미감의 차이가 현저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허법원은 심결을 왜 취소하였는가?
특허법원(2014허2184, 2014. 6. 20. 판결)은 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였습니다. 심판원과는 달리, 비교대상디자인1과 비교대상디자인10(심판원 번호로는 비교대상디자인12)의 동일성을 부정한 것입니다.
동일성 부정의 근거
특허법원은 두 디자인을 대비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1) 비교대상디자인1과 비교대상디자인10은 외관 또는 심미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정면 상단부의 개폐손잡이의 유무에 차이가 있다.
(2) 이러한 차이로 인하여 전체적으로 그 형상,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이 시각을 통하여 동일한 미감을 일으키는 동일한 디자인으로 볼 수 없다.
(3) 따라서 비교대상디자인1에 대해서는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등록디자인과 비교대상디자인1의 동일·유사 판단
특허법원은 동일성 부정에 이어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공지예외가 적용되지 않는 비교대상디자인1(블로그 게시본)은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이미 공지된 선행디자인이 되는데, 특허법원은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1과 동일·유사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비교대상디자인1과 등록디자인은 정면 상단부 개폐손잡이가 모두 존재하는 등 전체적 심미감이 유사하여, 등록디자인은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등록디자인은 신규성을 상실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단에서 주목할 점은, 심판원과 특허법원이 동일한 법리(대법원 2000후730)를 적용하면서도 결론이 갈렸다는 것입니다. 심판원은 개폐손잡이 유무를 “극히 미세한 차이”로 보았으나, 특허법원은 “심미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보아 동일성을 부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하였는가?
대법원(2014후1341, 2017. 1. 12. 판결)은 상고를 기각하여 특허법원의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디자인등록 무효가 최종 확정된 것입니다.
공지예외에서 동일성의 의미에 대한 법리 선언
대법원은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의 문언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복수 공개 시 공지예외의 효과 범위에 대한 법리를 다음과 같이 명시적으로 선언하였습니다.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구 디자인보호법 제8조 제1항의 6개월의 기간 이내에 여러 번의 공개행위를 하고 그 중 가장 먼저 공지된 디자인에 대해서만 절차에 따라 신규성 상실의 예외 주장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지된 나머지 디자인들이 가장 먼저 공지된 디자인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다면 공지된 나머지 디자인들에까지 신규성 상실의 예외의 효과가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다.”
여기까지는 복수 공개 시 공지예외의 확장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디자인권자에게 유리한 법리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바로 이어서 ‘동일성’의 범위를 엄격하게 한정하였습니다.
“여기서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는 디자인이란 그 형상,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이 동일하거나 극히 미세한 차이만 있어 전체적 심미감이 동일한 디자인을 말하고, 전체적 심미감이 유사한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이 판시의 의의는, ‘동일’과 ‘유사’를 명확하게 구분한 데 있습니다. 디자인 분야에서 ‘유사’는 권리범위의 확장을 가져오는 개념이지만, 공지예외의 맥락에서는 ‘유사’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동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판단
대법원은 원심(특허법원)이 비교대상디자인1과 비교대상디자인10(카탈로그본) 사이에 정면 상단부 개폐손잡이의 유무라는 차이가 있어 전체적으로 동일한 미감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 정당하다고 확인하였습니다.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디자인권자)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심결취소사유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원심의 판단이라고 오해한 나머지 원고의 주장 부분을 대상으로 삼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의 실무적 의의 — 공지예외 주장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가?
① 공지예외에서 ‘동일’과 ‘유사’는 엄격하게 구분된다
이 판결이 선언한 가장 중요한 법리는, 공지예외의 효과가 미치는 범위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 한정되고, ‘유사한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디자인의 유사 판단에서는 전체적 심미감의 유사성으로 충분하지만, 공지예외에서는 전체적 심미감의 동일성이 요구됩니다. 이 구분은 매우 실무적인 함의를 가집니다. 디자인 침해 분쟁에서 ‘동일’과 ‘유사’의 판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해서는, “디자인 침해 경고장을 받았다면? — 권리범위확인심판의 함정과 대응 전략” (관련 칼럼)에서 확인대상디자인의 동일성 문제를 별도로 다루고 있습니다.
② 모든 공개 버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공지예외를 주장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 사건에서 디자인권자는 카탈로그 버전에 대해서만 공지예외를 주장하고, 블로그 게시 버전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지예외 주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블로그 게시 버전에 대해서도 공지예외를 주장하고 증명서류를 제출하였다면, 동일성 판단 자체가 쟁점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출원 전에 자기 디자인을 여러 차례 공개한 경우, 각각의 공개 행위에 대하여 모두 공지예외를 주장하고 증명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③ 제품 형태의 미세한 변경도 공지예외 적용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차이는 정면 상단부의 개폐손잡이 유무 하나였습니다. 전체 캐비닛 형상, 색채, 줄무늬 패턴, 상하 비율 등이 모두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개폐손잡이라는 하나의 형상 요소가 있고 없음에 따라 동일성이 부정되었습니다. 이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디자인이 조금씩 변경되는 것이 일반적인 실무 관행을 고려하면 매우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④ 2023년 개정 디자인보호법에서도 동일성 문제는 여전하다
2023년 개정 디자인보호법(현행 제36조)은 공지예외 주장 시 증빙 서류 제출 절차를 폐지하여 절차적 부담을 완화하였고, 예외 주장 기간도 6개월에서 12개월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복수 공개 시 동일성 판단이라는 실체적 문제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현행법하에서도 출원 전 여러 버전의 제품을 공개한 경우, 각 공개 버전이 최초 공지 디자인과 ‘동일’한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이 판결이 다루지 않는 한계와 유사 사건
다루지 않는 쟁점
이 판결은 공지예외에서의 ‘동일성’ 판단 기준을 명시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쟁점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습니다.
(1) 복수 공개 시 최초 공지 디자인 자체가 불명확한 경우의 판단 기준
(2) 3D 형상이 아닌 화상 디자인이나 그래픽 디자인에서의 동일성 판단 기준
(3) 공지예외 주장 대상이 아닌 공개 디자인이 등록디자인과 유사하지 않고 비유사한 경우의 처리(이 경우에는 애초에 신규성 흠결 사유가 되지 않으므로 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관련 후속 판례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1후10473 판결(권리범위확인)은,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아 등록된 디자인에 대하여 그 공지예외의 근거가 된 공지 디자인을 선행디자인으로 활용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이 허용되는지를 다루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부정하여, 공지예외 적용의 근거가 된 공지 디자인은 공공의 영역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기초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본건 2014후1341 판결과 함께, 공지예외 제도의 적용 범위와 한계를 규정하는 중요한 선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한편, 디자인 무효가 확정된 뒤 이미 종결된 침해소송까지 뒤집힐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디자인 무효가 확정되면 이미 끝난 소송도 뒤집힌다” (관련 칼럼)에서 준재심 제도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디자인 출원 실무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 판결이 시사하는 실무 대응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출원 전 공개는 최소화하되, 불가피하게 공개한 경우에는 모든 공개 행위에 대하여 각각 공지예외를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제품 양산 과정에서 디자인이 변경된 경우(부품 추가, 형상 수정 등), 변경 전후 버전이 ‘동일’인지 ‘유사’인지를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개폐손잡이 하나의 유무도 동일성 부정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3) 카탈로그, 블로그, SNS, 전시회 등 다양한 매체에 게시된 제품 사진이 각각 미세하게 다를 수 있으므로, 출원 전에 모든 공개 이력과 공개된 디자인의 형태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디자인 출원 과정에서의 기재 오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관해서는 “디자인 출원서에 창작자를 잘못 적으면 등록이 무효될까?” (관련 칼럼)도 참고할 만합니다.
(4) 2023년 개정법에서 증빙서류 제출 절차가 폐지되었더라도, 동일성 판단이라는 실체적 요건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절차적 편의성이 증가한 만큼, 모든 공개 버전에 대하여 빠짐없이 공지예외를 주장하는 실무 관행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법령 및 판례
- 디자인보호법 제36조(신규성 상실의 예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후1341 판결
-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0후730 판결
-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1후10473 판결 — 권리범위확인(디)
작성자: 여인재 변리사 | 프로필 보기 전문분야: 상표·디자인 분쟁, 특허 심판·소송 최종 업데이트: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