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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류 ‘틱톡’이 SNS 플랫폼 TikTok의 저명상표를 침해하는지 여부
특허법원 제1부는 2026년 1월 22일 선고한 2025허10379 판결에서, 초콜릿·쿠키 등 간식류에 사용하려던 ‘틱톡’ 상표의 등록을 거절한 심결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저명상표인 TikTok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과자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전혀 다른 분야입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간식류에 ‘틱톡’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TikTok 상표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저명상표의 보호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브랜드를 만들거나 운영하는 모든 사람에게 실무적으로 의의가 있는 판결입니다.
저명상표란 무엇인가 —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의 의미
‘누구나 아는 상표’에 대한 특별한 보호
일반적으로 상표권은 등록된 상품 범위 안에서만 효력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으로 등록된 상표는 화장품 분야에서만 보호됩니다. 그런데 저명상표(著名商標)는 다릅니다. 저명상표란, 일반 소비자라면 누구나 알 만큼 널리 알려진 상표를 말합니다. 코카콜라, 삼성, 나이키처럼 특정 분야를 넘어 대중 전체에게 인식된 상표가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그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
이 조항은 크게 두 가지를 금지합니다. 앞부분(전단)은 저명상표와의 ‘혼동’(소비자가 출처를 혼동하는 경우)을, 뒷부분(후단)은 저명상표의 ‘식별력 손상’(출처 혼동은 없더라도 저명상표의 고유한 식별력이 약해지는 경우)을 각각 근거로 등록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은 후단, 즉 식별력 손상을 이유로 한 거절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식별력 희석(dilution)이란
식별력 희석(dilution)은 마치 잉크를 물에 계속 타면 색이 옅어지듯, 저명상표가 가진 ‘이 이름 = 이 브랜드’라는 강력한 연결고리가 점점 약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TikTok’이라는 이름을 과자에도 쓰고, 문구용품에도 쓰고, 세탁소에도 쓴다면, 사람들은 ‘TikTok’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더 이상 숏폼 비디오 플랫폼 하나만을 떠올리지 않게 됩니다. 마치 고유명사가 보통명사가 되어버리는 것처럼, 특정 출처를 가리키는 힘이 희석되는 것입니다. 법원이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입니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0후11943 판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식별력 희석 법리에서는 출원상표의 지정상품과 저명상표의 사용상품이 같은 분야일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상품이라도 저명상표의 식별력을 해칠 수 있으면 등록이 거절됩니다.
사건의 경과 — ‘틱톡젤리’의 상표등록 여정

이 사건의 원고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틱톡젤리’라는 과자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자입니다. 2020년 7월 16일, 원고는 초콜릿, 쿠키, 아이스크림, 빵 등 간식류(제30류)를 지정상품으로 하여 한글 ‘틱톡’ 상표를 출원하였습니다.
이후 이 사건은 특허청과 특허심판원을 오가며 약 5년에 걸친 긴 여정을 겪게 됩니다.
(1) 2021년 3월, 특허청 심사관은 TikTok이 국내외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다는 이유(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로 거절 의견을 통지하였습니다.
(2) 원고가 의견서를 제출하였으나, 2021년 6월 같은 이유로 거절결정이 내려졌습니다.
(3) 원고는 특허심판원에 거절결정 취소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23년 1월 원고의 심판청구를 인용하여 거절결정을 취소하였습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다만, 이 심결은 상표가 바로 등록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음 절차인 출원공고(등록 전 일반에 공개하여 이의신청을 받는 단계)로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4) 출원공고가 이루어지자, TikTok 운영사(바이트댄스 계열)가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습니다. 특허청 심사관은 2024년 6월, 이번에는 1차 거절과는 다른 조항(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저명상표 식별력 손상 조항)을 근거로 다시 거절결정을 내렸습니다. TikTok 운영사는 이후 법원 단계에서도 ‘피고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하여, 피고(지식재산처장) 편에서 원고의 청구 기각을 주장하였습니다.
(5) 원고는 다시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5년 3월 기각되었습니다. 결국 원고는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2026년 1월 22일 특허법원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 구분 | 출원상표 | 선사용상표 |
|---|---|---|
| 표장 | 틱톡 (한글 도안) | TikTok |
| 호칭 | 틱톡 | 틱톡 |
| 사용 분야 | 초콜릿, 쿠키, 빵 등 간식류 (제30류) | SNS 숏폼 비디오 플랫폼, 광고대행업 |
| 사용 시기 | 2020년 7월 출원, 12월 제품 출시 | 2016년 9월 앱 개발·출시, 2017년부터 TikTok 명칭 사용, 같은 해 11월 국내 서비스 개시 |
| 사용자 | 유튜브 채널 운영 개인사업자 | 바이트댄스 계열 글로벌 기업 |
이 사건에서 양 표장이 호칭상 동일하다는 점(‘틱톡’)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법원이 판단해야 할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TikTok이 저명상표에 해당하는지. 둘째, 간식류에 ‘틱톡’을 사용하면 TikTok의 식별력이 손상되는지.
한편, 원고는 “이미 거래사회에서 ‘틱톡젤리’를 활발히 사용하여 원고의 출처표시로 인식되었고, 양 상표가 출처의 혼동 없이 각자의 분야에서 평온하게 사용되어 왔다”는 점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이 법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는 쟁점 2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TikTok은 저명상표인가
법원은 다섯 가지 근거를 종합하여 선사용상표 TikTok이 출원 당시(2020년 7월) 국내 수요자에게 “현저하게 인식된 상표”, 즉 저명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앱의 높은 접근성과 폭발적 성장
TikTok 운영사(보조참가인)는 2016년 9월 사용자 제작 비디오 콘텐츠의 생산·공유를 위한 SNS용 앱을 개발·출시하였고, 2017년부터 이 서비스에 ‘TikTok’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TikTok은 15초가량의 짧은 영상을 누구나 쉽게 제작·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고,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보다 영상 편집이 쉬워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2017년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2018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비디오동영상플레이어/편집기’ 카테고리에서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2) 국내 300만 사용자, Z세대 41%
2020년 7월 기준 국내 사용자 수는 약 300만 명이었으며, 전 세계 월간 사용자 수는 약 6억 8,900만 명에 달하였습니다. 특히 16~24세 사용자가 전체의 41%(약 140만 명)를 차지하여, 이른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 2~3명 중 1명이 사용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수치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국내 소비자가 TikTok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3) 챌린지 문화의 폭발적 확산
2020년 1월 K-POP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는 한 달 만에 글로벌 누적 조회 수 8억 뷰를 돌파하였습니다. 이후 BTS, 트와이스 등 K-POP 가수들이 TikTok에서 신곡을 선공개하거나 댄스 챌린지를 진행하였고, ‘신곡 발매 후 TikTok 챌린지’가 하나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챌린지 문화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른 플랫폼으로까지 확산된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TikTok을 직접 사용하지 않는 일반 대중도 뉴스와 다른 SNS를 통해 TikTok의 존재를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4) ‘틱톡커’ 신조어의 국어사전 등재
2020년 6월 15일, TikTok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를 가리키는 신조어 ‘틱톡커’가 네이버 국어사전에 등재되었습니다. 법원은 하나의 앱 이름에서 파생된 신조어가 사전에 올라갈 정도라면, TikTok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널리 인식되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의 문화적 영향력 자체를 저명성의 증거로 인정한 것입니다.
(5) 국외 인지도의 국내 참작
TikTok은 출원 당시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었으며, 2020년 8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20억 회를 넘었습니다. 2018년 1분기에는 전세계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페이스북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원고는 저명성 판단이 ‘국내’ 수요자 기준이므로 국외 인지도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통신이 국경의 구분 없이 널리 이용되는 현상”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SNS 앱의 국외 인지도를 국내 수요자 인식 판단에 참작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단은 국경 없이 서비스되는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앱 기반 서비스 상표의 저명성 판단에서 주목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6) 원고의 ‘다수 등록’ 주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
원고는 ‘틱톡’이라는 표장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사용자에 의해 사용되어 왔고, ‘틱톡’, ‘TicToc’, ‘TickTok’ 등이 포함된 상표가 출원 전에 다수 출원·등록되었으므로, 선사용상표의 창작성이 높지 않아 다른 분야에서까지 식별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고가 제시한 ‘틱톡’ 관련 상표들은 TikTok이 2017년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에 대부분 출원된 것이었습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출원된 것은 2건에 불과하였고, 그마저도 TikTok의 인지도가 아직 높아지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또한 여러 회사가 ‘틱톡’을 제품 명칭으로 실제 사용한 시점 역시 TikTok의 국내 서비스 이전이었고, 해당 상품들의 인지도가 높았다는 증거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TikTok이 출원일 무렵 다른 분야에서 식별력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단은 저명상표의 식별력을 다투고자 할 때, 단순히 동일·유사한 표장의 등록 건수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등록 시점과 실제 인지도까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쟁점 2: 간식류 ‘틱톡’이 TikTok의 식별력을 해치는가
법원은 TikTok의 저명성을 인정한 후, 출원상표가 저명상표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지를 판단하였습니다.
앞서 살펴본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에서, 법원은 혼동 법리(전단)와 식별력 손상 법리(후단)를 구분하여 각각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혼동 법리에 관해서는, 선사용상표의 저명 정도, 상품의 유사·밀접성, 사업다각화 정도, 수요자층 중복 정도 등을 종합하여 출처 혼동 가능성을 판단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후2510 판결)를 인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실제로 적용한 식별력 손상 법리(후단)에 관해서는,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0후11943 판결을 인용하여, 다음 네 가지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1) 양 표장의 동일·유사 정도 (2) 저명상표의 인지도와 식별력의 정도 (3) 출원인의 연상 작용 의도 여부 (4) 실제 연상 작용 발생 여부
법원은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검토하였습니다.
(1) 양 표장의 호칭 동일 — 연상 가능성
출원상표 ‘틱톡’과 선사용상표 ‘TikTok’은 호칭이 완전히 동일합니다. 원고는 ‘틱톡(ticktock)’이 시계추 소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여서 창작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TikTok이 저명상표로서 강한 식별력을 획득한 이상, 일반 수요자가 ‘틱톡’이라는 이름을 접하면 시계 소리보다 SNS 플랫폼을 먼저 연상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2) TikTok 내 제과 콘텐츠로 인한 연상 가능성
흥미로운 것은, 법원이 TikTok 앱 안에서 벌어지는 활동까지 고려했다는 점입니다. TikTok에서는 틱톡커들이 과자 리뷰, 디저트 체험 정보, 제과 판매 정보 등을 담은 영상을 활발히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실을 근거로, 간식류에 ‘틱톡’을 사용하면 소비자가 TikTok 플랫폼과의 관련성을 연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3) 원고의 연상 작용 의도 추정
법원은 원고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온라인 크리에이터라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같은 온라인 영상 플랫폼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TikTok의 존재를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원고는 ‘입안에서 톡톡 튄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 ‘틱톡’을 선택했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톡톡 튄다’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반드시 ‘틱톡’이라는 호칭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특히, 원고가 유튜브를 주된 홍보 채널로 사용하고 있어 양 상표의 수요자층이 상당히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연상 작용 의도를 추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4) 실제 소비자 오인 사례의 결정적 증거
이 사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법원이 네이버 블로그 게시물을 실제 소비자 오인의 증거로 채택했다는 점입니다.
원고는 2020년 12월 ‘틱톡젤리’ 제품을 출시하였는데, 출시 이후 네이버 블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이름만 들었을 때 짧은 영상이 올라오는 SNS랑 관련 있는줄 알았는데 1도 없다고한다…” (2021. 3. 11. 블로그 게시물)
“SNS틱톡이랑 이야기는 되신 거겠죠” (2021. 4. 26. 블로그 게시물)
“틱톡커도 떠오르면서 핫한 느낌이 물씬나긴 하더라구요” (2021. 7. 30. 블로그 게시물)
이러한 블로그 게시물들은 실제 소비자들이 과자 ‘틱톡젤리’를 접하면서 SNS TikTok을 연상했음을 보여줍니다. 법원은 이를 식별력 손상의 구체적 증거로 인정하였습니다.
원고의 반론과 법원의 판단 — “이미 유명해진 브랜드인데?”
원고는 두 가지 반론을 제기하였습니다.
첫째, “틱톡젤리는 이미 원고의 출처표시로 인식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원고의 ‘틱톡젤리’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25만 개를 달성하였고, 대형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 채널 등에서 판매되었으며, 다양한 유튜버들이 해당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려 수십만~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였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양 상표가 출처의 혼동 없이 각자의 분야에서 평온하게 사용되어 왔으므로 식별력 손상의 염려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출원시(2020년 7월 16일) 이후에 발생한 사정이기 때문입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시점은 ‘출원시’입니다. 출원 이후에 해당 상표가 아무리 유명해졌더라도, 그것은 등록 거절 여부를 판단하는 데 고려되지 않습니다.
둘째, 간식류와 SNS 플랫폼 사이에 경제적 견련관계(비슷한 업종이거나 연관된 사업 분야에 해당하는 관계)가 없으므로 식별력 손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역시 명확히 배척하였습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식별력 손상은 지정상품과 사용상품 사이의 경제적 견련관계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식별력 희석 법리의 핵심입니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상품이라도 저명상표의 식별력을 해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저명상표에는 분야를 초월한 강력한 보호가 부여되는 것입니다.
실무적 시사점
이처럼 본 판결은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저명상표의 보호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무적으로 중요한 사례입니다. 일반인과 실무자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1) 유명한 앱이나 플랫폼의 이름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브랜드명은, 비록 전혀 다른 분야의 상품이라 하더라도 상표등록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가 저명상표와 호칭이 같은 상표를 출원할 경우, 연상 작용을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브랜드 네이밍 단계에서 해당 이름이 디지털 플랫폼, SNS, 글로벌 서비스의 명칭과 겹치지 않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전통적인 상표 검색(같은 상품류 내 유사 상표 조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다른 분야의 저명상표까지 폭넓게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리사 실무의 관점에서
(1) 저명성 입증 증거의 확장: 이 판결은 앱 다운로드 수, 월간 사용자 수, 챌린지 등 문화적 파급력, 신조어의 사전 등재, 언론보도 빈도 등 디지털 시대에 특유한 새로운 유형의 증거가 저명성 입증에 유효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2) 국외 인지도의 참작: 인터넷 기반으로 국경 없이 서비스되는 앱의 경우, 국외 인지도를 국내 저명성 판단에 참작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 서비스의 상표 보호 전략에서 중요한 선례가 됩니다.
(3) SNS/블로그 모니터링의 중요성: 이 사건에서 네이버 블로그의 소비자 반응이 식별력 손상의 결정적 증거로 채택되었습니다. 저명상표 권리자는 SNS와 블로그에서 자사 상표와 관련된 소비자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오인·혼동 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는 것이 분쟁 대응에서 큰 힘이 됩니다.
(4) 식별력 희석의 넓은 적용 범위: 법원이 경제적 견련관계를 요건으로 하지 않음을 명시한 만큼, 저명상표 권리자는 완전히 이종인 상품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이의신청이나 무효심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출원인 측에서는 저명상표와 호칭이 유사한 상표를 출원할 때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여야 합니다.
(5) ‘출원시’ 기준의 엄격성: 출원 이후에 해당 상표가 독자적 인지도를 확보했더라도, 판단 기준 시점은 출원시로 고정됩니다. 따라서 저명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고 있는 사업자가 사후적으로 자신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더라도, 이것이 등록 거절을 피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향후 브랜드 네이밍과 상표출원 실무에서는 같은 분야의 유사 상표뿐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과 글로벌 서비스까지 포함한 폭넓은 저명상표 조사가 필수적이며, 저명상표 권리자는 온라인상의 소비자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식별력 손상의 증거를 미리 확보해두는 전략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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