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용 파이프 디자인, ‘참신하다’고 주장해도 유사의 폭은 넓어지지 않는다

난간용 파이프 디자인, ‘참신하다’고 주장해도 유사의 폭은 넓어지지 않는다

목차

특허법원 제1부는 2025. 8. 14. 선고 2025허10295 판결에서, 난간용 파이프에 관한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은 그 지배적 형상이 상이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이한 심미감을 느끼게 하므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디자인 유사 판단에서 공지부분의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 유사의 폭을 좁혀야 한다는 법리가 구체적으로 적용된 사례로서, 등록디자인의 참신성 주장이 선행디자인에 의하여 배척된 점이 주목됩니다.

디자인 유사 판단의 법리 — 공지부분과 유사의 폭

디자인의 동일 또는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디자인을 구성하는 각 요소를 부분적으로 분리하여 대비할 것이 아니라, 전체와 전체를 대비 관찰하여 보는 사람이 느끼는 심미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3후762 판결). 이를 ‘전체 관찰의 원칙’이라 합니다.

다만, 디자인권은 물품의 신규성이 있는 형상, 모양, 색채의 결합에 부여되는 것이므로, 공지의 형상과 모양을 포함한 출원에 의하여 디자인등록이 되었다 하더라도 공지부분에까지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디자인권의 권리범위를 정함에 있어 공지부분의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후11026 판결 등 참조).

아울러 대법원은 옛날부터 흔히 사용되었고 단순하며 여러 디자인이 다양하게 창작되었던 물품, 또는 구조적으로 그 디자인을 크게 변화시킬 수 없는 물품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의 유사 범위는 비교적 좁게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후2418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후379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디자인이 표현된 물품의 사용시뿐만 아니라 거래시의 외관에 의한 심미감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는 원칙과 결합되어 적용됩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후265 판결 등 참조).

또한 양 디자인의 공통되는 부분이 물품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에 불가결한 형상인 경우에는 그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야 하나, 물품의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 가능한 대체 형상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기능과 관련된 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서는 아니 됩니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후1710 판결 등 참조).

이번 2025허10295 판결은 위 법리들이 난간용 파이프라는 구체적 물품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상세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건 사실관계 —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

이 사건의 소송 구조를 먼저 살펴보면, 등록디자인권자인 피고(D 주식회사)가 원고(주식회사 A)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여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인용 심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가 그 심결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특허법원이 심결을 취소하여 원고가 역전 승소한 사건입니다. 즉, 심판 단계의 청구인(피고)이 소송 단계에서 패소하는 결과가 된 것입니다.

등록디자인의 개요

피고(D 주식회사)의 이 사건 등록디자인(등록번호 제1223697호)은 2022. 11. 11. 출원되어 2023. 7. 7. 등록된 ‘난간용 파이프’에 관한 디자인입니다. 보안, 월담, 추락, 투신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설치되는 안전난간의 지주와 지주 사이에서 회전하도록 설치되는 파이프로서, 단면 형상과 전체적인 모양이 디자인 창작 내용의 요점입니다.

확인대상디자인의 개요

원고(주식회사 A)의 확인대상디자인 역시 ‘난간용 파이프’로서, 난간에 설치하여 고의적 투신을 방지하는 목적의 제품입니다. 양 디자인의 대상 물품이 동일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었습니다.

양 디자인의 대비

양 디자인의 전체적인 형상과 모양이 잘 나타나는 사시도, 정면도, 측면도를 대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이 사건 등록디자인확인대상디자인
측면 형상난간용 파이프 등록디자인 측면도난간용 파이프 확인대상디자인 측면도
삼각 돌출부 형상등록디자인 삼각 돌출부확인대상디자인 삼각 돌출부
정면 형상등록디자인 정면도확인대상디자인 정면도

공통점

법원이 인정한 양 디자인의 공통점은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1) 전체적으로 옆으로 긴 다각형의 봉 형태인 점

(2) 측면의 형상에서, 파이프의 외주면에 다수의 돌출부가 일정 간격으로 형성되되 돌출부 사이가 비슷한 각도로 오목한 곡면 또는 곡면에 가깝도록 형성된 점 (위 측면 형상 비교 이미지 참조)

(3) 측면의 형상에서, 외주면에 형성된 돌출부들은 기본 원형의 반지름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높이인 점

(4) 측면의 형상에서, 외주면의 돌출 부분의 형상이 삼각 형태인 점 (위 삼각 돌출부 형상 비교 이미지 참조)

(5) 정면의 형상에서, 외주면에 형성된 돌출부들이 수평직선의 형태로 보이는 점 (위 정면 형상 비교 이미지 참조)

차이점

한편, 법원은 양 디자인 사이에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차이점을 인정하였습니다.

(1) 돌출부의 개수: 등록디자인은 외주면에 돌출부가 6개, 확인대상디자인은 8개 형성되어 있습니다.

구분이 사건 등록디자인확인대상디자인
돌출부 개수등록디자인 돌출부 6개확인대상디자인 돌출부 8개

(2) 돌출부 끝부분 형상: 등록디자인은 돌출부의 끝부분이 뾰족하고 일부 끝단부에 구멍이 형성되어 있는 반면(정 중앙으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1, 3, 5번째 끝단부에 구멍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확인대상디자인은 끝부분이 뾰족하지 않고 오히려 각진 ‘ㄷ’자로 되어 있고 끝단부에 구멍이 없습니다.

구분이 사건 등록디자인확인대상디자인
돌출부 끝부분등록디자인 끝부분 뾰족확인대상디자인 끝부분 각진 ㄷ자

(3) 돌출부 사이 형상: 등록디자인은 외주면의 돌출부 사이에 ‘중앙부’가 있어 2단으로 각이 져 있는 반면, 확인대상디자인은 안쪽으로 매끈하게 굴곡되어 있습니다.

구분이 사건 등록디자인확인대상디자인
돌출부 사이 형상등록디자인 2단각 형상확인대상디자인 매끈 곡면 형상

(4) 고정핀(막대) 형상: 확인대상디자인에는 4개의 막대 부분(고정핀)이 수직으로 교차하려는 형식으로 배열되되 중앙에 공백이 형성되는 형상이 있으나, 등록디자인에는 이러한 형상이 전혀 없습니다.

구분이 사건 등록디자인확인대상디자인
고정핀 형상(해당 형상 없음)확인대상디자인 고정핀 4개

(5) 정면 수평직선 패턴: 등록디자인은 외주면의 돌출부로 인하여 폭이 매우 좁은 2줄로 형성되고 돌출부 사이에 2단으로 각이 진 부분으로 인하여 약간 더 넓은 2줄도 형성되는 반면, 확인대상디자인은 외주면의 돌출부로 인한 수평직선만 나타납니다.

구분이 사건 등록디자인확인대상디자인
정면 수평직선 패턴등록디자인 정면 수평직선 패턴확인대상디자인 정면 수평직선 패턴

특허심판원의 판단 — 유사의 폭을 넓게 본 심결

피고는 2023. 11. 9. 특허심판원에 원고를 상대로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면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특허심판원은 2023당3587호 사건을 심리한 후, 2025. 2. 20.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은 그 구성요소가 모두 유사하지 않지만,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참신한 디자인으로서 그 유사범위를 넓게 보아야 하고, 그 주된 창작적 모티브가 같아 양 디자인의 지배적 특징이 공통되므로, 확인대상디자인은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

즉, 특허심판원은 구성요소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등록디자인의 참신성을 인정하여 유사의 폭을 넓게 설정하고, 창작적 모티브의 공통성을 근거로 확인대상디자인이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특허법원의 판단 — 심결 취소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의 판단을 뒤집고, 확인대상디자인은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심결을 취소하였습니다. 그 핵심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통점의 중요도 — 선행디자인에 의한 제한

법원은 양 디자인의 공통점이 이미 선행디자인에 공지된 부분이라는 점을 중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공통점별 공지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통점내용공지된 선행디자인
(1)옆으로 긴 다각형의 봉 형태선행디자인 3, 7, 10, 12
(2)다수 돌출부, 오목한 곡면선행디자인 3, 7, 8, 9, 10, 11
(4)삼각 형태의 돌출부선행디자인 3
(5)정면 수평직선 형태선행디자인 3, 6, 12, 13

이에 따라 법원은 “공통점 (1), (2), (4), (5)는 이 사건 등록디자인 물품에 있어 이미 공지된 부분이므로 그 중요도를 낮게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공통점 (3)(돌출부 높이가 기본 원형 반지름의 약 절반)에 대하여는 위 표에서 별도의 공지 선행디자인이 특정되지 않았으나, 법원은 피고의 참신성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등록디자인의 형상이 “공지된 형상에 돌출된 부분의 높이를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공통점 (3) 역시 사실상 공지 부분에 준하는 취급을 받은 것으로서, 단독으로 양 디자인의 유사 판단을 좌우할 정도의 특징적 요소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참조한 선행디자인들의 도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행디자인 1선행디자인 2선행디자인 3선행디자인 4
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1 교량용 난간동자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2 교량용 난간동자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3 난간용 포스트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4 울타리용 앵글
교량용 난간동자 (2002)교량용 난간동자 (2001)난간용 포스트 (2014)울타리용 앵글 (1999)
등록무효 주장용등록무효 주장용공지 중요도 제한용공지 중요도 제한용
선행디자인 6선행디자인 7선행디자인 8선행디자인 9
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6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7 난간용 주주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8 방범창용 창살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9 울타리용 주주
난간용 파이프 (2021)난간용 주주 (2005)방범창용 창살 (2008)울타리용 주주 (2008)
선행디자인 10선행디자인 11선행디자인 12선행디자인 13
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10 휀스용 지주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11 휀스 조립용 프레임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12난간용 파이프 선행디자인 13
휀스용 지주 (2012)휀스 조립용 프레임 (2002)난간용 파이프 (2019)추락방지 회전체 테스트 장치 (2019)

차이점의 심미감 — 지배적 형상의 상이

법원은 난간용 파이프의 성질, 용도, 거래 및 사용 형태에 비추어 볼 때, 측면도와 정면도의 구체적 형상이 보는 사람의 시선과 주의를 가장 끌기 쉬운 부분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양 디자인의 차이점이 심미감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습니다.

첫째, 확인대상디자인의 4개의 막대(고정핀)가 수직으로 교차하려는 형상(차이점 (4))은, 곡면인 외주면과 달리 두꺼운 직선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그 내부 막대가 중공의 내부로 면을 이루며 이어지는 형태로서, 보는 사람의 시선과 주의를 가장 끌기 쉬운 부분입니다. 등록디자인에서는 이러한 형상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이한 심미감을 일으킵니다.

둘째, 등록디자인은 돌출부가 6개이고 돌출부 사이가 2단으로 약간 각이 져 있어 완만하게 휘어지는 느낌을 주는 반면, 확인대상디자인은 돌출부가 8개로 보다 촘촘하고 그 사이가 깊은 하나의 곡선으로 매끈하게 이어지며 양각과 음각이 반복되는 느낌을 줍니다(차이점 (1), (3)).

셋째, 정면 형상에서 등록디자인은 돌출부 사이에 좁고 넓은 간격으로 수평직선들이 반복되는 반면, 확인대상디자인은 수평직선의 개수가 돌출부의 수만큼만 보여 간결하고 단조로운 느낌을 줍니다(차이점 (5)).

법원은 이러한 차이점들을 종합하여 “양 디자인은 그 지배적 형상이 상이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이한 심미감을 느끼게 하므로, 양 디자인은 서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의 세 가지 주요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습니다.

(1) 측면부는 요부가 될 수 없다는 주장

피고는 난간용 파이프의 측면부가 사용시에 난간 지주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으므로 요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디자인의 유사 여부는 사용시뿐만 아니라 거래시의 외관도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후265 판결)를 적용하여, 난간용 파이프의 측면부는 파이프의 거래시에 눈에 잘 띄는 부분이고, 설치시에도 사람의 눈에 잘 띄는 부분이므로 요부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디자인 유사 판단의 실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물품의 특정 부분이 최종 사용 상태에서 시각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더라도, 거래 과정에서의 외관까지 고려하면 디자인의 요부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고정핀은 기능적 형상이므로 중요도를 낮게 보아야 한다는 주장

피고는 확인대상디자인의 ‘4개의 막대 부분(고정핀)이 수직으로 교차하려는 형상’은 내부에 파이프를 고정하기 위한 기능적 형상이므로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후1710 판결의 법리를 인용하여, 양 디자인의 공통되는 부분이 물품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에 불가결한 형상인 경우에는 그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야 하나, 물품의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 가능한 대체 형상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기능과 관련된 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런데 고정핀 형상(차이점 (4))은 확인대상디자인에만 존재하고 등록디자인에는 없는 형상, 즉 양 디자인의 ‘공통되는 부분’이 아니라 ‘차이점’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나아가, 설령 이를 차치하더라도 내부에 파이프를 고정하기 위하여 4개의 막대가 면으로 이어지는 형상이 물품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에 불가결한 형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3) 등록디자인이 참신하므로 유사의 폭을 넓게 보아야 한다는 주장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피고는 등록디자인의 지배적 특징, 즉 “기본 원형의 중공 형태로서, 측면에서 삼각에 가까운 꼭짓점 형태로 돌출된 부분에 의해 다수의 오목곡면을 가지는 단위 형상이 반복적으로 구비되고, 돌출된 부분의 높이가 기본 원형의 반지름의 절반에 가까운 형태”가 기존 디자인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참신한 것이므로 유사의 폭을 넓게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선행디자인 3, 7, 10, 11 등에서 위와 같은 특징적 형상과 동일 또는 유사한 형상, 즉 “측면에서 꼭짓점 형태로 돌출된 부분에 의해 다수의 오목곡면을 가지는 단위 형상이 반복적으로 구비된 기본 원형의 중공 형태”가 이미 공지되어 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등록디자인이 공지된 형상에 ‘돌출된 부분의 높이가 기본 원형의 반지름의 절반에 가까운 형태’를 추가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공지된 형상에 돌출부 높이를 변형한 것에 불과하므로 기존에 없었던 참신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판단은 디자인 권리자가 유사의 폭을 넓히기 위하여 자신의 디자인의 참신성을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의 근거가 되는 형상이 선행디자인에 이미 공지되어 있다면 참신성이 부정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원고의 나머지 주장 — 자유실시디자인 및 등록무효사유

한편, 원고는 유사 판단 쟁점 외에도 두 가지 주장을 추가로 제기하였습니다. 첫째, 확인대상디자인은 선행디자인 3, 4, 5를 결합하여 쉽게 실시할 수 있는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한다는 주장이고, 둘째,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선행디자인 1, 2와 유사하여 신규성이 부정되는 등록무효사유가 있으므로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주된 쟁점인 양 디자인의 유사 여부에서 이미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으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해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심결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법원이 주된 쟁점에서 원고 승소의 결론을 내린 이상, 예비적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의 필요성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선행디자인 물품의 유사성 — 용도와 기능 기준

피고는 나아가 원고가 제출한 선행디자인들 중 선행디자인 1 내지 4, 선행디자인 7 내지 11의 대상 물품(교량용 난간동자, 난간용 포스트, 울타리용 앵글, 난간용 주주, 방범창용 창살, 울타리용 주주, 휀스용 지주, 휀스 조립용 프레임 등)이 등록디자인의 대상 물품인 ‘난간용 파이프’와 동일 또는 유사하지 않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에 대하여 위 선행디자인들의 대상 물품이 모두 난간, 울타리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서 보안강화 및 월담, 추락, 투신 방지 등의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난간용 파이프’와 용도와 기능이 유사하여 유사한 물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디자인 유사 판단에서 선행디자인의 물품 유사성을 판단할 때, 물품의 명칭이 다르더라도 용도와 기능이 유사하면 유사 물품으로 넓게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물품의 명칭에 구애받지 않고 실질적인 용도와 기능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가 적용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 의의 및 시사점

이처럼 본 판결은 디자인 권리범위 확인 사건에서 공지부분에 의한 유사의 폭 제한 법리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는지를 상세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실무적으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첫째, 디자인 권리범위 확인에서 등록디자인의 참신성 주장은, 그 주장의 근거가 되는 형상이 선행디자인에 공지되어 있을 경우 배척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개별 구성요소가 선행디자인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조합이나 비율의 변형만으로 참신성을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디자인 권리자는 자신의 디자인이 선행디자인 대비 어떤 점에서 본질적으로 새로운 창작인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디자인 유사 판단에서 물품의 특정 부분이 사용시에 잘 보이지 않더라도 거래시의 외관을 고려하면 요부에서 제외할 수 없습니다. 난간용 파이프의 측면도가 설치 후에는 지주에 가려질 수 있지만, 거래 과정에서의 시각적 인상까지 포함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은 디자인 분쟁에서 공격 및 방어 전략 수립 시 유의하여야 할 부분입니다.

셋째, 기능적 형상이라 하더라도 대체 가능한 형상이 존재하면 그 중요도를 낮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피고가 확인대상디자인의 고정핀 형상을 기능적 형상으로 주장하였으나, 파이프를 고정하는 다른 대체 형상이 존재하는 이상 기능적 불가결성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디자인 침해 분쟁에서 기능적 형상 항변을 제기하려면, 해당 형상이 기능 확보에 불가결하여 대체 형상이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넷째, 선행디자인 물품의 유사성은 물품의 명칭이 아니라 용도와 기능을 기준으로 넓게 판단됩니다. ‘교량용 난간동자’, ‘방범창용 창살’, ‘휀스용 지주’ 등 명칭이 다른 물품들이 모두 ‘난간용 파이프’와 유사한 물품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따라서 향후 디자인 출원 단계에서부터 동일 업종의 유사 물품에 관한 선행디자인을 폭넓게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다섯째, 이 사건에서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의 결론이 정반대로 갈렸다는 점은, 디자인 유사 판단이 판단 주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주관적 영역임을 보여줍니다. 특허심판원은 ‘창작적 모티브의 공통성’에 주목하여 유사를 긍정한 반면, 특허법원은 ‘공지부분의 중요도 제한’과 ‘차이점에 의한 심미감의 상이’에 주목하여 유사를 부정하였습니다. 디자인 분쟁 당사자는 이러한 판단 기준의 차이를 인식하고, 심판과 소송 각 단계에서 적절한 주장과 증거를 준비하여야 합니다.

여섯째, 이 사건의 원고는 주된 쟁점인 유사 부정 주장 외에 자유실시디자인 해당 주장과 등록무효사유 주장을 예비적으로 제기하여, 법원이 주된 쟁점만으로 원고 승소 결론에 도달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권리범위확인심판의 피심판청구인 측에서는 유사 부정, 자유실시디자인, 등록무효 등 복수의 항변을 중첩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효한 전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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