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권리범위확인심판 승소 – 음식점 간판에 남의 서비스표를 쓰면?

상표 권리범위확인심판 승소 – 음식점 간판에 남의 서비스표를 쓰면?

목차

상표 침해 승소

특허심판원 2025. 9. 29. 심결 2024당1460 서비스표등록 제222540호 서비스표 권리범위확인(적극) 사건에서, 확인대상표장 ‘미평칠우불고기’가 등록서비스표 ‘칠우’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인용 심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특허사무소 소담이 서비스표 권리자를 대리하여, 결합표장의 요부 판단과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의 상호 사용 항변을 모두 성공적으로 다투어 인용 심결을 이끌어 낸 사례입니다.

서비스표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등록된 서비스표의 보호범위에 특정 표장이 속하는지 여부를 공적으로 확인하는 제도입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려면 청구인에게 이해관계가 있어야 하며, 이 사건에서는 자신의 등록서비스표와 유사한 표장의 사용을 주장하는 권리자로서 이해관계가 인정되었습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인용 심결이 확정되면, 이는 후속 침해금지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침해 행위자에 대한 경고장 발송의 근거가 됩니다.

이하에서는 이 사건의 쟁점과 심판원의 판단을 분석합니다.

승소사례 요약 — 등록서비스표와 확인대상표장

이 사건의 등록서비스표는 2011. 7. 5. 출원되어 2011. 12. 6. 등록된 서비스표등록 제222540호 ‘칠우’로, 지정서비스업은 제43류의 간이식당업, 불고기요리전문점업, 식당체인업, 한식점업입니다. 등록 후 2022. 1. 17. 갱신등록까지 마쳐 유효하게 존속 중인 권리입니다.

한편 확인대상표장은 피청구인이 전라남도 여수시 소재 음식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간판 표장으로, ‘미평칠우불고기’ 문자에 돼지 모양 도형과 ‘대패삼겹 전문’ 문자가 결합된 구성입니다. 이 표장은 전면 1층 간판, 측면 1층 간판, 측면 2층 간판, 유리창, 메뉴판 등 다양한 매체에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등록서비스표와 확인대상표장 비교

구분등록서비스표확인대상표장
표장 구성칠우 (문자)미평칠우불고기 + 돼지 도형 + 대패삼겹 전문 (결합표장)
서비스업제43류 간이식당업, 불고기요리전문점업, 식당체인업, 한식점업간이식당업
등록/사용 시기2011. 12. 6. 등록2022. 3. 4. 개업
권리자/사용자서비스표 권리자 (특허사무소 소담 대리)확인대상표장 사용자
등록서비스표 ‘칠우’확인대상표장 (전면 1층 간판)
등록서비스표 '칠우'확인대상표장 전면 1층 간판 — '미평칠우불고기' 문자에 돼지 도형이 결합된 구성

확인대상표장의 실제 사용 태양

피청구인의 음식점에서 확인대상표장이 사용된 실제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면 간판 외에도 측면 간판, 유리창, 메뉴판 등 다양한 매체에서 ‘칠우불고기’가 강조되어 사용되고 있었으며, 일부 매체에서는 ‘미평’이 생략되어 있었습니다.

측면 1층 간판측면 2층 간판
측면 1층 간판측면 2층 간판
유리창메뉴판
유리창 — '칠우불고기'만 표시메뉴판 — '미평칠우불고기' + 돼지 도형


양 당사자의 주장 — 쟁점의 형성

청구인 측 주장 (특허사무소 소담 대리)

특허사무소 소담은 확인대상표장의 구성 요소를 분석하여, 식별력이 없는 부분을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요부를 추출하는 전략을 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확인대상표장에서 ‘미평’은 전라남도 행정지명인 미평동을 나타내고 ‘불고기’는 음식 종류를 지칭하는 것이므로 모두 식별력이 없으며, 따라서 확인대상표장의 요부는 조어(造語)인 ‘칠우’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칠우’로 호칭이 동일한 이상, 외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 표장은 전체적으로 유사하여 확인대상표장이 등록서비스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피청구인 측 주장

피청구인은 두 가지 방어 논리를 전개하였습니다.

(1) 표장 비유사 주장: ‘칠우’는 다의어이므로 조어가 아니며 누구나 선택에 의해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이므로, 확인대상표장은 전체로서 ‘미평칠우불고기’ 또는 ‘칠우불고기’로 호칭될 것이지 ‘칠우’만으로 호칭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다의어인 ‘칠우’가 어떤 관념을 갖는지 특정할 수 없으므로 양 표장은 관념도 서로 상이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 항변: 확인대상표장의 문자 부분인 ‘미평칠우불고기’는 자신의 사업자등록 상호와 동일하고, 일반적인 고딕체로 표시되어 있을 뿐 특수하게 도안화되지 않았으므로, 자기의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것에 해당하여 서비스표권의 효력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항변하였습니다.

쟁점 1: 결합표장의 요부 판단 — ‘칠우’가 요부인 이유

결합상표 요부 판단의 법리

결합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전체관찰이 원칙이지만, 일반 수요자에게 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기억과 연상을 하게 하여 독립적으로 출처표시 기능을 수행하는 부분, 즉 요부(要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요부를 가지고 유사 여부를 대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2018. 8. 30. 선고 2017후981 판결 등 참조).

요부인지 여부는 해당 부분이 주지 저명하거나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인지, 전체 상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등의 요소를 기본으로 하되, 다른 구성 부분과 비교한 상대적인 식별력 수준, 결합상태와 정도, 지정상품과의 관계, 거래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심판원의 구체적 판단

심판원은 확인대상표장의 각 구성 요소를 개별 분석하여 ‘칠우’가 요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구조적 분리 가능성

확인대상표장은 전단(도형 + ‘대패삼겹 전문’ + ‘미평’), 중간(‘칠우불고기’ + 돼지 모양 도형), 후단(도형 + ‘대패삼겹 전문’)으로 외관상 구분됩니다. 문자부분 ‘미평’, ‘칠우불고기’, ‘대패삼겹 전문점’은 총 14음절로 한 번에 호칭하기 어렵고, 전단 중간 후단의 결합이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지도 않으므로, 분리 인식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또한 ‘칠우불고기’를 둘러싼 도형과 문자가 불가분적으로 결합된 것도 아니어서 문자 부분 ‘칠우불고기’만으로 분리 인식이 가능합니다.

(2) 각 구성 요소의 식별력 분석

구성 요소식별력 판단근거
칠우식별력 있음 (요부)사전적 의미들이 간이식당업과 무관하여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볼 사정 없음. 독자적 식별력 보유
미평식별력 미약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한 행정동 명칭으로, 서비스 제공 장소를 나타내는 지명에 해당
불고기식별력 없음서비스 제공 내용(음식 종류)을 직접 나타내는 기술적 표현
대패삼겹 전문(점)식별력 없음서비스의 품질 및 제공 내용을 나타내는 표시
돼지 모양 도형독자적 식별력 인정다만 문자와 도형 결합 상표에서는 일반적으로 문자 부분으로 호칭 관념
확인대상표장의 돼지 모양 도형 — 독자적 출처표시 기능을 하는 식별력 있는 요부로 인정되었으나, 문자 부분이 호칭 관념에서 우선

‘칠우’에 대하여, 심판원은 네이버 백과사전 검색 결과를 통해 ‘칠우’가 중국 당속악의 악조, 조선시대 문신의 호, 평남대동 석암리 20호분 등을 의미하는 단어임을 확인하였으나, 이러한 의미들은 간이식당업과 전혀 관련이 없으므로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외관상 분리를 강화하는 요소

문자 ‘불’의 색깔이 ‘칠우’의 색깔과 달라 ‘칠우’가 다른 문자부분과 외관상으로도 분리된다는 점이 추가로 인정되었습니다. 이는 확인대상표장에서 ‘칠우’가 독립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시각적 근거를 보강합니다.

(4) 호칭 및 관념의 동일성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여, 심판원은 확인대상표장이 ‘칠우’, ‘칠우불고기’ 또는 ‘미평 칠우불고기’ 정도로 호칭 및 관념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확인대상표장의 일요부인 ‘칠우’와 등록서비스표 ‘칠우’는 문자 구성이 동일하므로 호칭 및 관념이 동일합니다.

외관은 도형의 유무와 글자 수 등으로 인해 상이하지만, 호칭과 관념이 동일한 이상 양 표장은 유사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사용서비스업 역시 양자 모두 음식점업에 해당하여 동일 유사하므로, 서비스업의 출처에 대한 오인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상표심판

쟁점 2: 상표법 제90조 상호 사용 항변 — 왜 배척되었는가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의 법리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는 “자기의 성명 명칭 또는 상호 초상 서명 인장 또는 저명한 아호 예명 필명과 이들의 저명한 약칭을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상표“에 대해서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다’는 것은 단순히 상호와 동일한 문자가 포함되어 있으면 족한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독특한 글씨체나 색채, 도안화된 문자 등 특수한 태양으로 표시하는 등으로 특별한 식별력을 갖도록 함이 없이 표시하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일반 수요자가 표장을 보고 상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후3387 판결,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4다59712, 5972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표장 자체의 특성 외에도 사용된 표장의 위치, 배열, 크기, 다른 문구와의 연결관계, 도형과의 결합 여부 등 실제 사용 태양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심판원의 구체적 판단 — 네 가지 배척 근거

피청구인의 사업자등록 상호는 ‘미평칠우불고기’로, 확인대상표장에 동일한 문자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심판원은 다음 네 가지 근거를 들어 확인대상표장이 상거래 관행에 따른 상호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도형에 의한 분리 강조: ‘칠우불고기’를 둘러싼 돼지 모양 도형에 의해 ‘미평’과 ‘칠우불고기’가 외관상 분리되고, ‘칠우불고기’ 자체가 특별한 식별력을 갖도록 도형으로 강조되어 있습니다.

(2) 글자 크기의 차등: ‘미평’과 ‘칠우불고기’의 글자 크기가 서로 달라, 상호 전체를 균등하게 표시한 것이 아니라 특정 부분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 일부 간판에서 ‘미평’ 생략: 같은 영업장 공간에 위치한 다른 두 개의 간판과 유리창에 표시된 표장에는 ‘미평’ 없이 ‘칠우불고기’만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상호 전체를 충실하게 표시하려는 의사가 아니라, 식별력 있는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강조하여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저명한 약칭 불인정: 피청구인은 ‘미평’이 지리적 명칭이므로 이를 생략한 ‘칠우불고기’도 상호의 약칭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심판원은 상표법 제90조가 상호의 저명한 약칭에 한정하여 보호한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칠우불고기’가 ‘미평칠우불고기’의 저명한 약칭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상호 사용 항변이 배척되는 사용 태양의 기준

이 사건에서 심판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을 종합하면, 간판에 상호를 표시할 때 다음과 같은 요소가 있는 경우 ‘상거래 관행에 따른 사용’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상거래 관행 부정 요소이 사건에서의 구체적 사실
도형과의 결합으로 특별한 식별력 부여돼지 모양 도형이 ‘칠우불고기’를 둘러싸 강조
문자 간 크기 차등‘미평’과 ‘칠우불고기’의 글자 크기가 상이
상호 일부의 선택적 생략일부 간판 유리창에서 ‘미평’ 생략
문자 색상 차이에 의한 특정 부분 강조‘불’의 색상이 ‘칠우’와 달라 특정 문자를 시각적으로 부각
저명한 약칭에 해당하지 않는 단축 사용‘칠우불고기’가 ‘미평칠우불고기’의 저명한 약칭이라는 증거 부재

심판원의 결론

심판원은 위 두 쟁점에 대한 판단을 종합하여, 확인대상표장은 등록서비스표 ‘칠우’와 표장 및 사용(지정)서비스업이 유사하고,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자기의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상표’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등록서비스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심결하였습니다. 심판비용은 피청구인이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상표 권리범위확인 심결의 실무적 의의 및 시사점

이처럼 본 심결은 음식점업에서의 서비스표 보호에 관하여 실무적으로 의미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결합표장에서 요부를 추출하는 체계적 방법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허사무소 소담은 확인대상표장의 각 구성 요소를 (1) 지명(미평) — 식별력 미약, (2) 서비스 내용(불고기) — 식별력 없음, (3) 품질 표시(대패삼겹 전문) — 식별력 없음으로 분류하고, 소거법적 접근으로 식별력 있는 요부 ‘칠우’를 도출하였습니다. 음식점 관련 상표 분쟁에서는 지명, 음식명, 재료명 등 식별력 없는 요소가 다수 결합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이러한 분석 방법론은 유사 사건에서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둘째, 상표법 제90조 상호 사용 항변의 인정 범위가 좁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청구인은 사업자등록 상호와 동일한 문자를 간판에 표시하였음에도, 도형 결합, 글자 크기 차등, 상호 일부 생략 등의 사용 태양으로 인해 상거래 관행에 따른 사용으로 인정받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상호를 간판에 쓴다고 하여 제90조의 보호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균등하고 소박한 방식으로 표시하여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셋째, ‘저명한 약칭’의 인정 기준이 엄격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리적 명칭 부분을 생략한 것만으로는 상호의 저명한 약칭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해당 약칭이 거래계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는 별도의 입증이 필요합니다.

넷째, 이 사건은 서비스표 권리자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활용하여 침해 행위를 확인받은 성공 사례로서 의의가 있습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인용 심결은 그 자체로 집행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침해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등 후속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침해 행위자에 대한 사용 중단 요청의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따라서 향후 음식점을 비롯한 서비스업 분야에서 상표권 침해가 의심되는 경우, 권리자는 확인대상표장의 구성 요소별 식별력 분석과 상대방의 예상 항변에 대한 대응 논리를 사전에 준비한 후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효과적인 권리 보호 수단이 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상호 사용 항변을 주장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실제 사용 태양(간판의 도형 결합, 글자 크기 차이, 상호 일부 생략 등)에 관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여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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