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균등론 작용효과 판단의 핵심 쟁점 — 대법원 2022후10722 판결
- 균등론 제2요건에 관한 종래 판례의 흐름
- 균등론의 기본 구조와 5요건
- 원심(특허법원 2022. 8. 26. 선고 2022허1728 판결)의 판단
- 대법원의 판단
- 제1 상고이유(청구범위 해석)에 대하여
- 제2, 3 상고이유(균등관계)에 대하여 — 핵심 판시
- 판결의 법리적 분석
-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기준 차이
- 실무적 의의 및 시사점

균등론 작용효과 판단의 핵심 쟁점 — 대법원 2022후10722 판결
대법원은 2026. 1. 29. 선고 2022후10722 판결에서,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과 동일한 기술과제를 해결하는 이상, 확인대상 발명에 추가적인 부수적 효과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작용효과의 실질적 동일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균등론 제2요건인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에서 ‘과제 해결 관점’과 ‘부수적 효과’의 구별 기준을 명확히 한 것으로, 균등침해 소송 실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판결입니다.
균등론 제2요건에 관한 종래 판례의 흐름
균등론의 기본 구조와 5요건
균등론은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일부를 변경하였더라도, 일정한 요건 하에서 여전히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보는 법리입니다(특허법 제97조 참조).
대법원은 종래 판례(97후2200 등 참조)에서 균등침해의 성립요건을 확립하여 왔으며, 본 판결에서 인용하고 있는 일련의 판례들(2012후1132, 2017후424, 2015후2327, 2021후10589, 2018다267252)은 이러한 기본 구조 위에서 각 요건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그 5요건은
(1) 과제 해결원리의 동일성, (2) 작용효과의 실질적 동일성, (3) 구성 변경의 용이성(치환자명성)이라는 세 가지 적극적 요건과, (4) 자유실시기술의 항변 부존재, (5) 출원경과금반언의 부존재라는 두 가지 소극적 요건입니다.
제1요건(과제 해결원리 동일성)에서 ‘기술사상의 핵심’ 법리
본 판결의 분석에 앞서, 제1요건에 관한 종래 대법원 판례의 발전 과정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의 법리가 제2요건의 판단 구조와 밀접하게 연동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후1132 판결은 과제 해결원리의 동일성 판단 방법에 관하여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한지를 가릴 때에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의 일부를 형식적으로 추출할 것이 아니라, 명세서에 적힌 발명에 관한 설명의 기재와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 등을 참작하여 선행기술과 대비하여 볼 때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실질적으로 탐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종래 형식적인 구성요소 대비에 머물던 균등론 판단을 ‘기술사상의 핵심’이라는 실질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이어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후424 판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특허법이 보호하려는 특허발명의 실질적 가치는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를 특허발명이 해결하여 기술발전에 기여하였다는 데에 있다”고 판시하면서, 과제 해결원리를 파악할 때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까지 참작하여야 하는 근거를 ‘특허발명의 실질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정당화하였습니다. 이는 균등론 판단의 이론적 기초를 선행기술 대비 ‘기술적 기여’에서 찾는 것으로, 이후 제2요건 판단에서 과제 해결 관점이 중심에 놓이게 되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제2요건(작용효과 동일성)의 판단 구조의 형성
제2요건인 작용효과 동일성에 관하여, 종래 판례는 두 가지 판단 경로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하에서는 편의상 이를 ‘이원적 판단 구조’라 칭합니다.
(1) 원칙: 과제 해결 관점에 의한 판단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후2327 판결 및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후10589 판결은,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로서 특허발명이 해결한 과제를 확인대상 발명도 해결한다면 원칙적으로 확인대상 발명의 작용효과와 특허발명의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는 법리를 확립하였습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의 중심은 양 발명이 동일한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는지 여부에 있으며, 개별 구성요소의 세부적인 기능 차이는 부차적인 고려사항이 됩니다.
이 원칙의 이론적 근거는 2017후424 판결이 설시한 ‘특허발명의 실질적 가치’ 법리에 있습니다. 특허법이 보호하는 것은 선행기술 대비 기술 발전에의 기여이므로, 작용효과의 동일성도 그 기여의 핵심인 과제 해결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됩니다.
(2) 예외: 구성요소 개별 기능·역할 비교에 의한 판단
한편,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다267252 판결은 다른 판단 경로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특허발명이 해결한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도 해결되었던 기술과제에 불과하다면, 확인대상 발명과 특허발명에서 균등 여부가 문제 되는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예외적 판단 경로가 요구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특허발명이 해결한 과제가 이미 선행기술에서도 해결된 것이라면, ‘양 발명이 동일한 과제를 해결하는지’라는 기준만으로는 작용효과 동일성을 판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특허발명의 기술적 기여가 과제 자체의 해결이 아닌, 해결 방식의 구체적 구성에 있으므로, 개별 구성요소의 기능·역할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로써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에는 다음과 같은 이원적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 구분 | 판단 방법 | 적용 조건 | 참조판례 |
|---|---|---|---|
| 원칙 | 과제 해결 관점 — 양 발명이 동일한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면 작용효과 동일 | 특허발명이 해결한 과제가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던 경우 | 2015후2327, 2021후10589 |
| 예외 | 구성요소 개별 기능·역할 비교 | 특허발명이 해결한 과제가 선행기술에서도 이미 해결되었던 경우 | 2018다267252 |
미해결 영역: 부수적 효과의 취급
그러나 종래 판례에서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영역이 있었습니다. 바로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과 동일한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특허발명에는 없는 추가적인 부수적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의 처리입니다. 과제 해결 관점에서 작용효과가 원칙적으로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확인대상 발명에 고유한 추가 효과가 존재한다면 이를 근거로 작용효과의 ‘실질적’ 동일성을 부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본 판결은 바로 이 쟁점에 대하여 대법원이 최초로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한 사안입니다.
사건의 사실관계
이 사건 특허발명(제1항 발명)
이 사건은 명칭을 생략한 마스크에 관한 특허발명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사건입니다. 원고(주식회사 ○○○)가 피고(주식회사 △△△)를 상대로 확인대상 발명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구하였습니다.
이 사건 제1항 발명이 해결하려는 기술과제는, 걸이끈을 덮개부에 결합하는 구조와 걸이끈의 길이를 조절하는 구조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마스크의 복잡한 구조를 간단하게 하고, 마스크의 초기 착용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한 해결수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마스크 본체 중앙덮개부의 좌·우측 및 상·하부 종단에, 중앙덮개부로부터 일체로 연장 형성되는 밀착공부를 각각 구성
- 밀착공부를 통해 형성된 좌·우측 및 상·하부 밀착공에, 좌·우측 걸이끈을 밀착상태로 통과시켜 마스크 본체에 결합
- 좌·우측 및 상·하부 밀착공부 사이에 끈당김 이격공간을 형성하여 걸이끈이 노출되도록 구성
특허발명과 확인대상 발명의 대비
확인대상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대비하여 원심 판시 차이점 1, 2와 같이 구성에 변경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양 발명의 핵심 구성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이 사건 제1항 발명 | 확인대상 발명 |
|---|---|---|
| 밀착공부 형성 | 중앙덮개부로부터 일체로 연장 형성 | 밀착공부가 모두 중앙덮개부로부터 일체로 연장 형성 |
| 밀착공부 위치 | 좌·우측 상·하부 종단에 각각 구성 | 좌·우측 상·하부 종단에 각각 구성 |
| 걸이끈 결합 | 밀착공에 밀착상태로 통과시켜 결합 | 밀착공에 밀착상태로 통과시켜 결합 |
| 과제 해결 | 구조 간단화 + 초기 착용상태 유지 | 구조 간단화 + 초기 착용상태 유지 |
| 추가 효과 | — | 밀착공부 비접촉에 의한 착용감 개선, 제조공정 간이화, 압착부 형성 가능 |
즉, 확인대상 발명은 특허발명의 핵심 해결수단인 ‘밀착공부의 일체 연장 형성’과 ‘밀착공을 통한 걸이끈 밀착 통과 결합’ 구성을 그대로 채용하면서, 구성의 일부 변경으로 인하여 착용감 개선, 제조공정 간이화 등의 추가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선행기술의 상태
출원 당시 공지된 선행발명 2(을 제2호증)에는 마감부의 중간부에 요홈을 형성하고 그 요홈을 통해 걸림밴드 중간부를 인출하여 걸림밴드의 길이를 조정하는 구성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행기술에서 마스크의 복잡한 구조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 밀착공부를 마스크 본체에 일체로 연장 형성시키는 구성을 해결수단으로 제시한 바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과제는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과제에 해당하였습니다.
원심(특허법원 2022. 8. 26. 선고 2022허1728 판결)의 판단
특허법원은 확인대상 발명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심의 판단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구성요소 3(밀착공부 관련 구성)에 관하여 확인대상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문언적으로 차이가 있으므로, 확인대상 발명은 문언적으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2) 균등관계 판단에 있어서, 확인대상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과의 차이점으로 인하여 다음과 같은 별도의 작용효과를 나타내므로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지 않다: 밀착공부가 피부에 접촉하지 않아 마스크의 착용감이 우수해지고, 밀착공부 제조공정이 간이화되며, 걸이끈을 압착하면서도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는 압착부를 형성할 수 있다.
(3) 따라서 확인대상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균등관계가 부정되어 그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원심은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에 없는 추가적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작용효과의 ‘실질적 차이’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제2요건의 판단에서 개별 구성요소의 기능 차이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제1 상고이유(청구범위 해석)에 대하여
대법원은 먼저 청구범위 해석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적법하다고 보아 이 부분 상고이유를 배척하였습니다.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의 해석은 “문언의 일반적인 의미 내용을 기초로 하면서도, 발명에 관한 설명이나 도면 등을 참작하여 문언에 의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적 의의를 고찰한 다음 객관적·합리적으로 하여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0후11820 판결)를 재확인하였습니다. 원심이 이 법리에 따라 구성요소 3의 기술적 의미를 해석한 것에는 잘못이 없다는 취지입니다.
제2, 3 상고이유(균등관계)에 대하여 — 핵심 판시
그러나 대법원은 균등관계 판단에 관하여는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구조를 단계별로 분석합니다.
(1) 과제 해결원리의 동일성 확인
대법원은 먼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과제와 해결수단을 특정하였습니다. 명세서의 기재와 출원 당시 공지기술을 참작할 때,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로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이 해결하여 기술발전에 기여한 부분은, 구조가 간단하고 초기 착용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마스크를 제공한다는 기술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스크 본체 중앙덮개부의 좌·우측 및 상·하부 종단에, 중앙덮개부로부터 일체로 연장되어 형성되는 밀착공부를 각각 구성하고, 이에 따라 형성된 좌·우측 및 상·하부 밀착공에 좌·우측 걸이끈을 밀착상태로 통과시켜 마스크 본체에 결합하는 구성’을 그 특유한 해결수단으로 제시하였다는 데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확인대상 발명 역시 이와 동일한 해결수단을 채용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양 발명의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과제 해결 관점에 의한 작용효과 동일성 인정 (원칙 적용)
대법원은 확인대상 발명이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하고,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로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이 해결한 과제를 확인대상 발명도 해결하므로 원칙적으로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여기서 대법원이 ‘원칙적으로’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 주목됩니다. 이는 앞서 분석한 이원적 판단 구조에서, 이 사건이 ‘원칙’에 해당하는 사안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입니다. 즉, 이 사건 특허발명이 해결한 과제가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으므로, 2018다267252 판결이 요구하는 구성요소 개별 기능 비교(예외적 판단 경로)가 아닌, 2015후2327·2021후10589 판결의 과제 해결 관점(원칙적 판단 경로)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부수적 효과에 관한 판단 — 본 판결의 핵심 법리
대법원 판시의 핵심은 부수적 효과의 취급에 관한 다음 부분입니다.
“확인대상 발명에 원심 판시와 같은 작용효과, 즉 밀착공부가 피부에 접촉하지 않아 마스크의 착용감이 우수해지고 밀착공부 제조공정이 간이화되며 걸이끈을 압착하면서도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는 압착부를 형성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한 데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확인대상 발명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작용효과 외에 위와 같은 부수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실질적인 작용효과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판시에는 두 가지 핵심 명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째,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에 없는 추가적 효과를 나타내더라도, 그 효과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한 데에 따른 부수적 효과’에 해당하면 이는 작용효과 판단에서 고려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이란,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기술자가 별다른 창작적 노력 없이 채용할 수 있는 공지·관용 기술수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러한 기술수단의 채택에 따르는 효과는 당연히 예상되는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작용효과의 실질적 차이를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둘째, 보다 근본적으로,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작용효과 ‘외에’ 부수적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실질적 작용효과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법리는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에서 비교의 초점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합니다. 즉, 작용효과 동일성은 특허발명이 해결한 기술과제에 대응하는 작용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지, 확인대상 발명이 나타내는 모든 효과를 총체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4) 원심 파기환송
이상의 판단에 따라, 대법원은 “확인대상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과의 차이점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지 않아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균등관계가 부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에 균등침해 요건에 관한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판결의 법리적 분석
작용효과 동일성 이원적 구조의 체계적 완성
본 판결은 종래 판례가 형성해 온 작용효과 동일성의 이원적 판단 구조에 ‘부수적 효과의 취급’이라는 새로운 판단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이 법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완성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종래 판례에 의하면,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은 다음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1단계) 특허발명이 해결한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2단계-원칙) 미해결 과제인 경우, 확인대상 발명이 동일한 과제를 해결하는지를 판단합니다. 해결한다면 원칙적으로 작용효과가 동일합니다.
(2단계-예외) 이미 해결된 과제인 경우, 구성요소의 개별 기능·역할을 비교합니다.
본 판결의 판시를 종래 판례의 법리와 결합하면, 다음과 같은 3단계의 판단 구조가 도출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단계-원칙에 의하여 작용효과가 원칙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된 경우, 확인대상 발명에 추가적 효과가 있다는 사정은 — 그것이 부수적 효과에 불과한 한 — 위 원칙적 판단을 번복하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판단 단계 | 판단 내용 | 이 사건 적용 |
|---|---|---|
| 1단계 |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인가? | 미해결 (밀착공부 일체 연장 형성 구성 미제시) |
| 2단계-원칙 | 확인대상 발명도 동일 과제를 해결하는가? | 해결 (구조 간단화 + 초기 착용 유지) → 작용효과 원칙적 동일 |
| 3단계 |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 효과가 원칙적 판단을 번복하는가? | 부수적 효과에 불과 → 번복 불가 |
부수적 효과 판단의 기준: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의 의미
대법원이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한 데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라고 표현한 부분은 단순한 사실 인정을 넘어 법리적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읽힙니다.
이 표현을 분석하면, 부수적 효과의 인정에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A) 기술수단의 성질: 해당 효과를 발생시키는 기술수단이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는 해당 구성의 변경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한 설계적 선택사항에 해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성 변경 자체가 창작적인 기여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 그에 따른 효과 역시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됩니다.
(B) 효과의 부수성: 해당 효과가 특허발명의 핵심 과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 변경에 ‘따른’ 부수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즉, 특허발명이 해결한 기술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개의 효과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적 효과(착용감 개선, 제조공정 간이화, 압착부 형성)는, 밀착공부의 구체적 형태를 변경한 데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변경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채용되는 설계적 수단의 범주에 속하며, 그에 따른 효과 역시 특허발명의 핵심 과제(구조 간단화, 초기 착용 유지)와 직접 관련되지 않는 부수적인 것이었습니다.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기준 차이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차이는, 작용효과 동일성을 판단할 때 비교의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서 비롯됩니다.
| 구분 | 원심 | 대법원 |
|---|---|---|
| 비교 대상 | 양 발명이 나타내는 모든 효과를 포괄적으로 비교 | 특허발명의 핵심 과제에 대응하는 효과를 중심으로 비교 |
| 추가 효과의 취급 |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 효과를 작용효과 차이의 근거로 인정 | 부수적 효과는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
| 판단 관점 | 구성요소 개별 기능 차이에 초점 | 과제 해결 관점에서 실질적 동일성 판단 |
원심의 접근은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에 없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차이’에 주목한 것이나, 대법원은 그 차이가 핵심 과제의 해결과 무관한 부수적인 것인 이상 작용효과의 ‘실질적’ 차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작용효과 동일성의 ‘실질적’이라는 수식어에 구체적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모든 효과의 완전한 일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제 해결이라는 핵심적 관점에서의 동일성을 요구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실무적 의의 및 시사점
균등침해 주장 전략에의 시사
이처럼 본 판결은 균등침해를 주장하는 특허권자의 입증 전략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합니다. 특허권자로서는 작용효과 동일성을 입증할 때, 양 발명의 개별적 효과를 일일이 대비하는 것보다 과제 해결의 동일성을 중심으로 주장·입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1) 명세서에 기재된 기술과제를 특정하고, 이것이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음을 입증합니다.
(2) 확인대상 발명이 동일한 핵심 과제를 해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로써 원칙적으로 작용효과 동일성이 인정됩니다.
(3) 상대방이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적 효과를 근거로 작용효과 차이를 주장하는 경우, 해당 효과가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 채택에 따른 부수적 효과’에 불과함을 반박합니다.
균등론 회피 방어 전략의 한계
반대로, 본 판결은 피의침해자(확인대상 발명의 실시자)가 균등론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 전략에 중요한 제약을 설정합니다. 종래 실무에서는 확인대상 발명에 특허발명과 다른 효과가 존재한다는 점을 주장하여 제2요건의 충족을 다투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본 판결에 의하면, 단순히 추가적 효과의 존재만으로는 균등관계를 부정할 수 없으며, 그 추가적 효과가 핵심 과제와 관련된 본질적 효과인지, 아니면 공지 기술수단 채택에 따른 부수적 효과인지를 구별하여 주장하여야 합니다.
피의침해자가 작용효과 차이를 효과적으로 다투기 위해서는 다음의 경로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1)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적 효과가 단순한 부수적 효과가 아니라, 특허발명과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기술과제의 해결에 해당함을 주장합니다. 이 경우 양 발명은 해결하는 기술과제 자체가 상이하므로 과제 해결 관점에서도 작용효과의 동일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2) 또는, 특허발명이 해결한 기술과제가 사실은 선행기술에서 이미 해결되었던 것이라는 점을 주장하여, 판단 경로를 ‘예외'(2018다267252 판결)로 전환시킵니다. 이 경우 구성요소의 개별 기능·역할 비교가 이루어지므로, 구성 변경에 따른 기능 차이를 보다 용이하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권리범위확인심판 실무에서의 유의점
본 판결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균등론이 적용된 사안이라는 점에서도 실무적 의의가 있습니다. 특허심판원 및 특허법원에서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심리할 때, 문언적으로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 균등관계를 검토하는 경우,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에서 본 판결이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여야 합니다.
특히 심판관 및 법관의 입장에서는, 확인대상 발명에 추가적 효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작용효과 동일성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1) 해당 과제가 선행기술 대비 미해결 과제인지 여부, (2) 추가적 효과가 부수적 효과인지 여부를 순차적으로 검토하는 판단 구조를 채용하여야 합니다.
명세서 작성 단계에서의 시사점
본 판결은 명세서 작성 실무에도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균등론 제2요건의 판단이 과제 해결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이상, 명세서에 기재하는 기술과제의 특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술과제를 선행기술 대비 차별화된 것으로 명확히 기재할수록, 향후 균등침해 주장 시 과제 해결 관점에 의한 원칙적 판단 경로의 적용이 용이해집니다.
반대로,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 이미 해결된 것과 중첩되는 경우에는 2018다267252 판결의 예외적 판단 경로가 적용되어 구성요소 개별 기능 비교에 의한 판단이 이루어지게 되므로, 균등침해의 인정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특허출원 실무에서는, 발명의 기술과제를 단순히 ‘종래기술의 문제점 해결’이라는 추상적 수준이 아니라, 선행기술과 구체적으로 대비하여 미해결이었던 과제를 특정하는 방식으로 명세서를 작성하는 것이 균등론의 보호범위를 넓히는 데 유리하겠습니다.
향후 쟁점: 부수적 효과와 본질적 효과의 경계
본 판결이 부수적 효과의 취급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음에도, 실무상 부수적 효과와 본질적 효과의 경계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한 데에 따른’ 효과를 부수적 효과로 판단하였으나, 해당 기술수단이 ‘널리 쓰이는’ 것인지의 판단 자체가 기술분야와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확인대상 발명이 공지의 기술수단이 아닌 독자적인 구성 변경을 통하여 특허발명에 없는 현저한 효과를 달성하는 경우, 이를 여전히 부수적 효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과제 해결 관점에서의 원칙적 판단 자체를 재고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이 쟁점은 향후 판례의 축적을 통하여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향후 균등침해 소송 및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과제 해결 관점에 의한 원칙적 판단을 기본 틀로 삼되, 확인대상 발명의 구성 변경이 단순한 설계적 선택인지 아니면 독자적 기술적 기여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여 부수적 효과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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