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종래 판례의 법리 — “지도만으로 된 상표”와 사용에 의한 식별력
- 쟁점 1: “지도만으로 된 상표” 해당 여부 — 적극
- 쟁점 2: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 — 소극
- 특허법원의 판단 — 2022허3229 (2023. 4. 20. 선고)
- 대법원의 판단 — 2023후10453 (2024. 10. 31. 선고)
상표등록을 받기 위한 조치 상표거절결정불복심판
대법원 2024. 10. 31. 선고 2023후10453 판결은, 25년 이상 사용해 온 한반도 지도 형태의 도형상표에 대하여 특허심판원의 상표거절결정불복심판 기각심결을 유지한 특허법원 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조미김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 연매출 654억 원의 실적과 함께 제출한 사용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하며 사용에 의한 식별력도 취득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상표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에서 도형상표의 식별력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그리고 오랜 사용에도 불구하고 식별력이 부정되는 구체적 사유를 분석합니다.
종래 판례의 법리 — “지도만으로 된 상표”와 사용에 의한 식별력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4호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나 그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의 입법 취지에 대하여 대법원은 “그 현저성이나 주지성으로 말미암아 상표의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어느 특정 개인에게만 독점사용권을 주지 않으려는 데에” 있다고 설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후958 판결).
여기서 ‘지도’란 반드시 정확한 지도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정확한 지도나 이에 준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일반 수요자가 사회통념상 지도임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형태를 갖추었다면” 이 규정의 ‘지도’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한편, 상표법 제33조 제2항은 이러한 상표라 하더라도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그 상표를 사용한 결과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등록을 허용합니다. 이른바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의 판단 기준에 대하여, 대법원은 다음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왔습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후2074 판결).
| 판단 요소 | 구체적 내용 |
|---|---|
| 사용 기간 및 계속성 | 상표의 사용기간, 사용횟수 및 사용의 계속성 |
| 상품 실적 | 그 상표가 부착된 상품의 생산·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
| 광고·선전 | 광고·선전의 방법, 횟수, 내용, 기간 및 그 액수 |
| 상품 품질 | 상품품질의 우수성 |
| 명성·신용 | 상표사용자의 명성과 신용 |
| 경합적 사용 | 상표의 경합적 사용의 정도 및 태양 |
다만, 사용에 의한 식별력은 “실제로 사용한 상표 그 자체”에 한하여 인정되고, 유사한 상표에까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후2288 판결). 또한 출원상표와 동일하거나 동일성이 인정되는 부분이 “그 부분만으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분리 인식될 수 있다면” 다른 표장과 함께 사용된 실적도 판단 자료로 삼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후2951 판결, 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5후2174 판결).
이 세 가지 법리 — (1) 지도상표의 등록 제한, (2)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엄격한 동일성 요건, (3) 복합상표에서의 분리 인식 가능성 — 가 이 사건의 판단 틀을 구성합니다.
사건 사실관계
출원인과 출원상표
주식회사 성경식품은 1994년 대전에서 조미김 가공을 시작한 이래 김 관련 제품을 주로 생산·판매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전국에 200여 총판 및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약 600억 원을 초과하는 매출액을 기록하였고, 2019년에는 654억 원에 달하였습니다. 조미김 분야에서 국내시장점유율은 2017년 3위, 2018년 2위, 2020년 8월에는 1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주부를 대상으로 ‘지도표 성경맘’을 모집하고, 옥외 전광판 광고를 진행하는 등 광고·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였으며, 언론에서도 다수 보도된 바 있습니다.
성경식품은 2019. 10. 15. 아래와 같은 녹색 이중선 한반도 지도 도형을 출원상표로 하여 상표등록출원(제40-2019-157007호)을 하였습니다. 지정상품은 상품류 구분 제29류의 조미김, 자반 김, 도시락 김, 건조된 김입니다.

이 출원상표는 2줄의 녹색선으로 제주도,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 모양을 표시한 도형입니다. 문자 요소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순수하게 한반도 지도 형태의 도형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거절결정 경위
특허청 심사관은 2020. 12. 16. 이 출원상표에 대하여 두 가지 거절이유를 통지하였습니다.
(1) 지정상품 중 ‘신선한 김’이 상품류 구분 제29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상표법 제38조 제1항)
(2) 출원상표가 한반도 지도로 인식되어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4호의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하며, 사용에 의한 식별력도 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
성경식품은 상표거절결정불복심판(2021원111)을 청구하면서, 지정상품 중 ‘신선한 김’을 삭제하는 보정서를 제출하여 첫 번째 거절이유는 해소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거절이유인 상표법 제33조 관련 쟁점이 이 사건의 본안이 되었습니다.
특허심판원의 판단 — 2021원111 (2022. 4. 14. 심결)
특허심판원 제12부(심판장 이익희)는 상표거절결정불복심판에서 두 가지 쟁점을 순차적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쟁점 1: “지도만으로 된 상표” 해당 여부 — 적극
특허심판원은 출원상표가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4호의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출원상표는 “2줄의 녹색선으로 제주도,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 모양을 사실적으로 표시하여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한반도 지도임을 인식할 수 있는 표장”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식품은 출원상표의 독특성을 주장하였습니다. ① 초록색 색채가 가미되어 있고, ② 바깥쪽 굵은 선과 안쪽 가는 선으로 이루어진 이중선 구조이며, ③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반도 지도와 독도를 브랜드 이미지에 표기한 표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심판원은 이를 모두 배척하였습니다.
| 출원인 주장 | 심판원 판단 |
|---|---|
| 녹색 색채가 가미되어 독특하다 | 한 가지 색에 불과하여, 다른 하나의 색상으로 구성된 지도 모양과 비교하여 특별히 다른 인상이나 관념을 주지 않는다 |
| 이중선(바깥쪽 굵은 선 + 안쪽 가는 선) 구조가 독특하다 | 일견하기에 하나의 선으로 보일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고, 두 개의 선으로 지도를 표시하는 것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구성이다 |
| 한반도 지도에 울릉도·독도를 표기한 것은 유일하다 | 한반도 지도를 간략히 그릴 때 제주도와 함께 울릉도·독도를 강조하여 표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
| 전체적으로 한반도 지도를 넘어서는 특별한 인상을 준다 | 한반도 지도 외의 관념이나 외관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 |
특히 심판원은 공익적 관점에서 “이러한 정도의 한반도 모양 표시는 공익상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하여, 독점 등록을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쟁점 2: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 — 소극
심판원은 성경식품이 1994년부터 약 25년 이상 조미김 등에 표장을 사용하여 왔고, 매출액과 시장점유율이 상당한 정도에 이른 사실은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은 부정하였습니다. 그 논리는 매우 상세하며, 다섯 가지 근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출원상표를 단독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
심판원이 가장 중점적으로 지적한 것은, 성경식품이 생산·판매한 거의 모든 김 제품에서 한반도 지도 도형은 단독으로 사용된 적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든 제품에서 “성경” 또는 “지도표”라는 문자와 결합된 형태로만 사용되어 왔습니다.
아래 실사용상표들을 보면, 한반도 지도 도형이 항상 문자 요소와 함께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실사용상표 | 이미지 | 특징 |
|---|---|---|
| 생돌김 패키지 | ![]() | “지도표 성경” 문자 + 한반도 지도 도형 결합 |
| 재래김 패키지 | ![]() | “지도표 성경” 문자 + 한반도 지도 도형 결합 |
| 파래김 패키지 | ![]() | “지도표 성경” 문자 + 한반도 지도 도형 결합 |
| 클래식 성경김 | ![]() | “성경” 문자 + 한반도 지도 도형 결합 |
(2) 문자 부분이 주요 출처표시로 기능한다
심판원은 “성경” 또는 “지도표”라는 문자가 식별력이 충분히 강한 표시일 뿐만 아니라 용이하게 호칭될 수 있는 표장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한반도 도형 안에 지정상품 명칭이나 성질이 함께 표시된 형태는 “한반도에서 생산된 녹차김, 파래김” 등의 관념을 연상시키는 데 그친다고 보았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확인되듯이, 한반도 지도 도형 안에 상품명이 들어가는 형태로 사용되면, 수요자는 이를 독립된 출처표시가 아닌 ‘한반도에서 생산된 상품’이라는 관념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 수요자는 문자 “성경” 또는 “지도표”를 우선적이고 주요한 출처표지로 인식하지, 한반도 모양의 도형을 성경식품 상품의 주요한 출처표시로 인식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언론 보도에서도 지도 도형이 아닌 문자로 지칭한다
심판원은 언론 보도 내용도 검토하였습니다. “지도표 성경김 공영쇼핑 첫 런칭”(디지털타임스, 2020. 10. 15.), “여전히 인기 좋은 성경김 프리미엄 곱창김”(공감신문, 2020. 5. 7.), “성경식품, 공식 온라인몰서 조미 재래김 할인전”(이데일리, 2020. 5. 8.) 등 언론은 일관되게 “성경김”, “지도표”, “지도표 성경김”이라는 문자 명칭으로 제품을 지칭하였고, 한반도 모양의 도형만으로 사용되었다거나 유명하다는 내용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겉 포장에 대한민국 지도가 그려져 있는 김으로 유명하다”(MK뉴스, 2020. 7. 25.)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으나, 심판원은 이를 “홍보성 기사로 보일 뿐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나 증거가 미흡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독점 사용 사실만으로는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다
성경식품은 자사만이 한반도 모양의 도형을 김 제품에 표시하여 왔고 다른 경쟁업체는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심판원은 “출원상표를 독립하여 식별표지로 사용한 증거가 없는 이상, 그러한 사실이 출원상표가 그 자체로 널리 알려졌다거나 식별력을 취득하였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배척하였습니다.
또한 “향후에도 김과 관련한 일반거래자에게 한반도 모양 지도표시를 자유롭게 사용할 필요성이나 개연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공익적 자유사용의 필요성도 재확인하였습니다.
(5) 객관적 증거의 미흡
심판원은 결론적으로, 성경식품이 제출한 증거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출원상표인 한반도 모양 지도가 독립하여 수요자 사이에서 성경식품 상품의 출처표시로 인식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미흡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허법원의 판단 — 2022허3229 (2023. 4. 20. 선고)
특허법원은 심판원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여 성경식품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특허법원 역시 실사용상표들에서 한반도 지도 부분이 분리 인식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 후, 실사용상표에 부가된 “지도표”, “성경” 등의 문자 부분이 독립하여 출처표시로 기능할 수 있어 지도 도형 부분이 분리 인식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특허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1) 성경식품이 출원상표를 단독으로 지정상품에 사용하여 구이김 등의 상품을 제조·판매한 실적을 찾기 어렵다.
(2) 실사용상표들은 모두 한반도 지도 모양의 도형 외에 적어도 1개 이상의 문자 부분이 결합한 표장으로서, 도형만으로 구성된 출원상표와 동일한 표장이라고 볼 수 없다.
(3) 실사용상표에 부가된 세로 나열 문자 부분은 전체 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고, “지도표”, “성경” 문자 부분은 독립하여 출처표시로 기능할 수 있어, 지도 도형 부분이 분리 인식되기 어렵다.
(4) 일반 수요자는 문자 부분을 포함한 실사용상표 전체 혹은 “지도표”, “성경” 부분을 출처표시로 인식할 것이지, 지도 도형 부분을 주요한 출처표시로 인식하지 않는다.
대법원의 판단 — 2023후10453 (2024. 10. 31. 선고)
상고이유 제1점: “지도만으로 된 상표” 해당 여부
대법원 제3부(재판장 이흥구, 주심 엄상필)는 “정확한 지도나 이에 준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일반 수요자가 사회통념상 지도임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형태를 갖추었다면”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4호의 “지도”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후, “‘지도만으로 된 상표’의 해석 및 판단, 상표의 식별력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상고이유 제2점: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
대법원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 판단에 관한 세 가지 법리를 순차적으로 설시하였습니다.
(1) 식별력 판단의 종합적 고려 요소: 상표의 사용기간, 사용횟수 및 사용의 계속성, 상품의 생산·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광고·선전의 방법·횟수·내용·기간 및 그 액수, 상품품질의 우수성, 상표사용자의 명성과 신용, 상표의 경합적 사용의 정도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후2074 판결).
(2) 동일성 요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는 출원상표는 “실제로 사용한 상표 그 자체”에 한하고, 유사한 상표에 대하여 식별력 취득을 인정할 수는 없다. 다만 출원상표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상표의 장기간 사용은 식별력 취득에 도움이 되는 요소이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후2288 판결).
(3) 분리 인식 가능성: 출원상표와 동일하거나 동일성이 인정되는 부분이 “그 부분만으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분리 인식될 수 있다면” 다른 표장과 함께 사용되었더라도 그 사용실적을 판단 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후2951 판결, 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5후2174 판결).
대법원은 이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검토한 결과,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의 요건, 출원상표와 실사용상표의 동일성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관여 대법관(이흥구, 오석준, 엄상필, 이숙연)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었습니다.
이 판결의 실무적 의의 및 시사점
상표거절결정불복심판에서 도형상표 식별력의 판단 구조
이 판결은 상표거절결정불복심판에서 도형상표의 식별력이 어떻게 판단되는지에 관한 실무적 지침을 제공합니다. 특히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사용 기간이나 매출 규모와 같은 정량적 지표만으로는 부족하고, “출원상표 자체의 독립적 사용 여부”가 결정적 요소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복합상표와 도형 단독 출원의 괴리 문제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실무적 교훈은, 복합상표(도형+문자)로 오랜 기간 사용하였더라도 도형 부분만을 분리하여 독립 등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경식품은 25년 이상 한반도 지도 도형을 사용하여 왔으나, 그 사용이 항상 “성경”, “지도표” 등의 문자와 결합된 형태였기 때문에, 도형만의 식별력 취득이 부정되었습니다.
이는 도형상표의 출원 전략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결합상표에서 어떤 구성 부분이 요부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판단 법리는 결합상표 복수 요부 판단 — 대법원 2024도8174 분석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도형 부분의 독립 등록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도형을 단독으로 사용한 실적을 의도적으로 축적하여야 합니다. 문자와 항상 결합하여 사용할 경우, 도형 부분은 문자에 종속적인 요소로 인식될 위험이 있습니다.
정량적 실적의 한계
연매출 654억 원, 시장점유율 1위, 전국 200여 총판, 다수의 언론 보도 등 성경식품이 제출한 정량적 증거는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부정된 것은, 이러한 실적이 “출원상표(지도 도형) 자체”의 식별력이 아니라 “성경”, “지도표” 등 문자 부분을 포함한 “복합상표 전체”의 인지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주장하고자 하는 경우, 단순히 매출이나 시장점유율만을 증거로 제출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출원상표와 동일한 형태로 사용한 구체적 증거, 출원상표가 독립적 출처표시로 인식된다는 소비자 인식 조사 등 질적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공익적 자유사용의 필요성
심판원과 법원은 한반도 지도와 같은 표시에 대하여 공익상 자유사용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4호의 입법 취지에 직결되는 판단으로, 지도 형태의 도형을 상표로 등록받기 위해서는 그 도형이 지도로서의 관념을 넘어서는 별도의 식별력을 갖추거나, 도형 자체로 특정인의 출처표시로 인식될 정도의 사용 실적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였습니다.
향후 실무 대응 방향
따라서 향후 도형상표의 등록을 추진하는 기업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1) 출원 형태와 사용 형태의 일치: 도형상표를 출원하려면, 출원한 그 형태 그대로 상품에 사용한 실적이 있어야 합니다. 문자와 항상 결합하여 사용하면서 도형만 분리 출원하는 것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 주장에 있어 치명적 약점이 됩니다.
(2) 도형 단독 사용 실적의 축적: 복합상표와 병행하여, 도형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실적(예: 포장 일부에 도형만 표시, 도형만의 광고)을 의도적으로 축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소비자 인식 조사: 도형 자체가 특정 출처를 나타내는 것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설문조사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지도 형태의 특수성 인지: 한반도 지도와 같이 공익상 자유사용이 요구되는 표시를 상표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지도 형태를 넘어서는 독특한 디자인 요소가 부가되어야 하며, 그 독특한 요소가 수요자에게 인식 가능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이 글의 한계 및 유사 사건과의 관계
이 글은 상표거절결정불복심판 사건인 대법원 2023후10453 판결의 분석에 한정되며, 다음 사항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1) 이 판결은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대한 것이므로, 지도와 문자가 결합된 상표의 등록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판단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성경식품이 “지도표 성경” 문자와 지도 도형을 결합한 형태로 출원하였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2)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의 인정 범위는 상품 분야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조미김 분야에서의 판단이므로, 다른 상품 분야에서 지도 형태의 상표가 어떻게 판단될지는 별도의 사안입니다.
(3) 도형 부분이 지도가 아닌 고유한 캐릭터나 로고로 인식될 정도로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를 갖춘 경우에는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으며, 이 부분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작성자: 여인재 변리사 | 프로필 보기 전문분야: 상표·디자인 분쟁, 특허 심판·소송 최종 업데이트: 20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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