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침해 경고장, 심판원에서 졌어도 법원에서 뒤집힌다 — 확인대상 디자인 특정의 실무

디자인 침해 경고장, 심판원에서 졌어도 법원에서 뒤집힌다 — 확인대상 디자인 특정의 실무

목차

여인재 변리사 | 소담특허법률사무소

발행일: 2026년 3월 25일 | 분석 대상: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2후10418 판결, 특허심판원 2020당3915 심결

디자인 침해 경고장, 심판원에서 졌다고 끝이 아닙니다

디자인 침해 경고장을 받고, 특허심판원에서까지 “상대방 디자인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받았다면, 대부분의 기업은 더 이상 싸울 여지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2후10418 판결은 그 반대의 결론을 보여줍니다. 특허심판원(2020당3915)은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하였으나, 특허법원과 대법원은 확인대상디자인이 실시디자인과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심판청구 자체를 각하하였습니다. 디자인권자가 심판에서 이기고도 법원에서 뒤집힌 이 사건은, 침해 경고장을 받은 기업이 어디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내용
사건번호대법원 2022후10418 (2026. 1. 15. 선고) / 특허심판원 2020당3915 (2021. 8. 31. 심결)
사건 유형디자인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물품휴대폰 보호필름 부착장치용 가압 롤러
심판원 결론확인대상디자인은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 (디자인권자 승소)
법원 결론확인대상디자인과 실시디자인의 동일성 부정 → 확인의 이익 없음 → 심결 취소(각하)
실무 교훈심판원 심결이 확정되더라도 실시디자인에 효력 없음 — 확인대상디자인 특정이 승패를 가름

종래 실무와 법리 — 확인대상디자인의 동일성 요건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디자인과 실시디자인의 동일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확립된 법리입니다. 대법원은 1996. 9. 20. 선고 96후665 판결에서, 디자인권자가 특정한 확인대상디자인과 피심판청구인이 실시하고 있는 디자인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확인대상디자인이 디자인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심결은 실제 실시 디자인에 대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법리를 확립하였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 법리가 간과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디자인권자가 상대방의 실시 제품을 직접 확보하지 못하거나, 실시 디자인의 세부 형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확인대상디자인을 특정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이번 사건이 바로 그러한 사례이며, 특허심판원에서는 본안 판단(유사성 판단)까지 나아가 디자인권자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법원에서 확인의 이익이라는 선결 요건에서 무너진 것입니다.

사건의 배경 — 삼성전자 보호필름 부착장치 납품 경쟁

당사자 관계와 분쟁의 발단

이 사건의 물품은 휴대폰 보호필름 부착장치용 가압 롤러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보호필름을 균일하게 부착하기 위해 사용하는 산업용 장비의 부품으로, 삼성전자 등 대형 제조사에 납품되는 물품입니다.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 도원테크는 2018년 7월 5일 ‘휴대폰 보호필름 부착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을 하고(특허등록 제2083628호), 2018년 8월 무렵부터 삼성전자에 위 부착장치를 납품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도원테크는 2018년 말까지 부착장치 580대를 삼성전자에 납품하였고, 부착장치와 별도로 그 부품인 롤러키트, 롤러 및 지그도 추가로 납품하였습니다. 이후 2019년 4월 12일 해당 가압 롤러에 대한 디자인을 출원하여 2019년 7월 5일 디자인등록 제1014379호로 등록받았습니다.

(2) (주) 제이에스하이테크(피심판청구인, 이하 ‘실시자’)는 2019년 1~2월경 삼성전자 직원으로부터 도원테크가 납품한 부착장치를 받아 이를 실측한 후 자체적으로 부착장치 및 부품(롤러키트, 롤러, 지그)을 제작하였고, 2019년 4월 무렵부터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하였습니다. 실시자는 2019년 10월 21일까지 부착장치 117대를 납품하였고, 그 부품인 Edge Roller 7,542개, Flat Roller 4,046개를 2020년 8월까지 납품하였습니다. 심판 과정에서 실시자는 “소량 납품”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실제 납품 규모는 이와 같았습니다.

(3) (주) 디엠티솔루션(이하 ‘청구인 1’)은 도원테크로부터 위 등록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양도받아 2020년 2월 18일 전부이전등록을 하였고, 이상철(이하 ‘청구인 2’)은 청구인 1로부터 위 등록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일부 양도받아 2020년 3월 27일 일부이전등록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도원테크 → 디엠티솔루션 → 이상철의 2단계를 거쳐 권리가 이전되었고, 이들 청구인들이 공동으로 실시자를 상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2020당3915).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의 외관

등록디자인(디자인등록 제1014379호)은 회색 본체에 회색 롤러 2개(Flat Roller + Edge Roller)가 결합된 형상입니다.

등록디자인 도면 — 디자인등록 제1014379호
그림 1. 등록디자인(디자인등록 제1014379호)의 3D 도면 — 회색 본체, 회색 롤러 2개

디자인권자가 심판에서 특정한 확인대상디자인은 짙은 밤색 본체에 검은색 Flat Roller와 빨간색 Edge Roller가 결합된 형상입니다.

확인대상디자인 도면
그림 2. 확인대상디자인 도면 — 짙은 밤색 본체, 검은색 Flat Roller + 빨간색 Edge Roller

특허심판원의 판단 — “권리범위에 속한다” (2020당3915)

특허심판원 제119부(손영식, 양승태, 조규환, 이동삼, 장인욱)는 2021년 8월 31일,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심결하였습니다. 심판원의 판단 과정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확인의 이익 — 심판원은 인정하였다

심판원은 실시자(제이에스하이테크)가 2019년 4월 무렵부터 삼성전자에 확인대상디자인 관련 물품을 납품하였고, 심리종결일 현재까지 생산 금형을 폐기하지 않았으며, 2019년 6월 6일자 회의록에 따라 해당 물품을 판매할 정당한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장차 다시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심판원은, 실시자에게 납품한 부착장치의 형상과 모양에 관하여 소명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시자가 “확인대상디자인에 관한 롤러를 소량 납품한 사실이 있다”고만 답변할 뿐 납품한 롤러가 확인대상디자인과 동일하거나 유사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심리종결일 현재까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였습니다.

부제소합의 주장 — 배척

한편, 실시자 측은 2019년 6월 6일자 회의록에 도원테크 대표이사가 서명하였으므로, 이원화 품목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심판원은 회의록에 등록디자인의 등록번호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합의 대상을 특정할 수 없는 점, 도원테크 대표이사 본인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여 합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배척하였습니다.

신규성 상실 주장 — 배척

실시자 측의 신규성 상실 주장은 두 갈래로 제기되었습니다. ① 도원테크가 등록디자인 출원 전에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여 디자인이 공지되었다는 주장(비교대상디자인 2~6 관련), ② 비교대상디자인 1(‘3D 보호필름 부착 반자동 KIT V2.0’)이 2018년 6월경 공지되어 확인대상디자인이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각각 별개로 제기되었습니다.

이 중 ①에 대하여 심판원은, 삼성전자와 거래업체들 사이에 비밀유지의무가 존재한다는 점(거래기본계약서 제36조, 이메일 하단의 비밀유지 문구 등), 휴대폰 생산업체들이 생산 설비와 관련하여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 통상적인 거래 실정인 점을 근거로, 등록디자인이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자유실시디자인 주장 — 배척

위 ②에 해당하는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에 대하여, 심판원은 해당 증거(제작시방서, 이메일, 사진 등)가 거래 당사자 간 작성된 사문서로서 사후 수정이 용이하고, 규격 비율의 불일치, 도면과 실물의 연결 부재 등을 이유로 공지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디자인 대비 분석 — 유사성 인정

심판원은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의 사시도 및 6면도를 상세히 대비하였습니다.

등록디자인 vs 확인대상디자인 사시도 대비
그림 3. 심판원의 사시도 대비표 — 등록디자인(좌)과 확인대상디자인(우)

공통점 분석

심판원이 인정한 주요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공통점 내용
① 전체적 형상상판 + 좌우측면 연결판 + 연결판에 결합된 2개의 롤러(Flat Roller + Edge Roller) 구성
② 상판 및 홈모서리와 꼭지점이 곡면 처리된 직사각형 상판, 좌우측 끝 원형 홈, 측면 하단 직사각형 홈 2개씩
③ 지지대 홈연결판을 지지하는 지지대에 가로로 긴 직사각형 홈을 배면과 관통하여 형성
④ 연결판 결합부연결판 끝 부분에 직사각형 형상 2개씩 분리하여 롤러 측면과 결합
⑤ 롤러 형상Flat Roller는 일자 형상, Edge Roller는 양측면이 중앙보다 굵은 원통형에서 경사지게 하향하여 단턱을 형성하며 중앙 일자 부분과 연결

심판원은 이러한 공통점들이 물품의 전체적인 외관을 형성하는 것으로서 심미감에 큰 영향을 주는 특징에 해당하고, 특히 2개 롤러의 구성 및 형상이 기존 공지된 가압 롤러(대부분 1개 롤러)와는 다른 독특한 구성이라고 보았습니다.

차이점 분석

구분차이점 내용심판원의 평가
① 상판 측면 홈 형상확인대상디자인은 두 개의 정사각형이 간격을 두고 결합, 등록디자인은 직사각형 홈 + 관통 홈미세한 차이
② 상판과 롤러의 상대적 길이확인대상디자인은 약 1:4:1, 등록디자인은 약 1:3:1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는 차이
③ 색상확인대상디자인은 짙은 밤색 본체+검은색/빨간색 롤러, 등록디자인은 전체 회색상업적 변형에 불과

심판원은 이러한 차이점들이 “보는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거나 자세히 보아야만 알 수 있는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고, “흔하게 채용되는 상업적/기능적 변형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전체적 심미감이 유사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심판원 결론

“확인대상디자인은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그 외관상 느껴지는 전체적인 인상과 심미감이 매우 유사하여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

법원은 왜 뒤집었는가 — “확인대상디자인은 실시디자인이 아니다”

특허법원의 판단 (2021허5365)

특허법원은 2022년 6월 10일, 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였습니다. 특허법원은 심판원과 달리, 본안 판단(유사성 판단)에 앞서 확인의 이익이라는 선결 요건을 엄격히 심사하였습니다.

특허법원은 디자인권자가 심판에서 특정한 확인대상디자인과 실시자가 실제로 제조/판매하고 있는 디자인을 대비한 결과, 확인대상디자인은 심결 당시 실시자가 실시하고 있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동일성이 부정되었는지는 특허법원 판결문(2021허5365)에서 확인할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원문을 직접 확보하지 못하여 상세한 대비 내용은 기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심판원이 인정한 차이점(색상, 상판과 롤러의 비율, 측면 홈 형상)이 유사성 판단에서는 “미세한 차이”로 평가되었으나, 동일성 판단에서는 “사실적 관점에서 같다고 보이지 않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시사적입니다.

이는 심판원이 확인의 이익을 인정한 것과 정반대의 결론입니다. 심판원은 “실시자가 관련 물품을 납품한 사실이 있고 금형을 폐기하지 않았으므로 실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특허법원은 “확인대상디자인의 도면이 실시자의 실제 제품과 동일한지”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따졌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2022후10418)

대법원 제2부(재판장 엄상필, 주심 오경미, 권영준, 박영재)는 2026년 1월 15일,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확립된 법리를 다시 한번 명확히 하였습니다.

“디자인권자가 확인대상 디자인이 디자인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내용의 적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한 경우, 심판청구인이 특정한 확인대상 디자인과 피심판청구인이 실시하고 있는 디자인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확인대상 디자인이 디자인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심결은 심판청구인이 특정한 확인대상 디자인에 대하여만 효력을 미칠 뿐 실제 피심판청구인이 실시하고 있는 디자인에 대하여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어서 동일성 판단의 기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확인대상 디자인과 피심판청구인이 실시하고 있는 디자인의 동일성은, 피심판청구인이 확인대상 디자인을 실시하고 있는지 여부라는 사실 확정에 관한 것이므로, 이들 디자인이 사실적 관점에서 같다고 보이지 않는다면 그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한편, 디자인권자 측은 본안 판단(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에 관한 원심 판단에 대해서도 상고이유를 주장하였으나, 대법원은 이 부분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었을 경우를 전제로 한 원심의 가정적/부가적 판단에 관한 것이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심판원과 법원의 판단이 갈린 지점

이 사건에서 심판원과 법원의 판단이 갈린 결정적 지점은 확인의 이익의 판단 기준입니다. 양자의 접근 방식을 대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특허심판원 (2020당3915)특허법원 + 대법원
판단 초점실시자가 해당 물품을 납품한 사실이 있는지, 향후 실시 가능성이 있는지확인대상디자인의 도면이 실시자의 실제 제품과 동일한지
확인의 이익인정 (납품 이력 + 금형 미폐기 + 판매 권한 주장)부정 (확인대상디자인 ≠ 실시디자인)
본안 판단유사성 인정 → 권리범위에 속한다확인의 이익 없으므로 본안에 나아가지 않음
결론심판청구 인용 (디자인권자 승소)심결 취소 (실시자 승소)

심판원은 “실시자가 관련 물품을 실시한 사실 자체”에 무게를 두었고, 법원은 “디자인권자가 도면으로 특정한 확인대상디자인이 실시자의 현실 제품과 사실적 관점에서 같은지”를 따졌습니다. 결국 법원의 접근이 옳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인입니다.

이 차이는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심판원에서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받더라도, 확인대상디자인이 실시디자인과 동일하지 않으면 그 심결은 빈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심결이 확정되더라도 실시자의 실제 제품에는 아무런 효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확인대상디자인의 동일성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제시한 동일성 판단의 기준은 “사실적 관점에서 같다고 보이는지”입니다. 이 기준은 디자인의 유사성 판단 기준과 명확히 구별됩니다.

판단 유형판단 기준판단 대상성격위치
동일성 판단사실적 관점확인대상디자인 vs 실시디자인사실 확정선결 요건 (적법성)
유사성 판단전체적 심미감등록디자인 vs 확인대상디자인법률적 평가본안 판단 (보호범위)

유사성 판단에서는 세부적인 차이가 있더라도 전체적 심미감이 유사하면 유사한 디자인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심판원은 색상 차이(회색 vs 짙은 밤색/검은색/빨간색), 상판 측면 홈 형상의 차이, 상판과 롤러의 상대적 길이 비율 차이를 모두 “미세한 차이” 또는 “상업적/기능적 변형”으로 평가하여 유사성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일성 판단에서는 기준이 다릅니다. 동일성은 “피심판청구인이 확인대상디자인을 실시하고 있는지”라는 사실 확정의 문제이므로, 사실적 관점에서 같다고 보이지 않으면 동일성이 부정됩니다. 색상이 완전히 다르고 세부 형상의 비율이 다른 디자인은, 설령 전체적 심미감이 유사하더라도, 사실적 관점에서 “같은 디자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구별은 실무에서 자주 혼동되는 부분입니다. “유사하다”와 “동일하다”는 별개의 판단 영역이며, 동일성이 부정되면 유사성 판단에까지 나아갈 수 없으므로 동일성 판단이 선행적/결정적 요건입니다.

실무적 의의 및 시사점

이처럼 본 판결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디자인의 특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심판원의 판단이 법원에서 뒤집힐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 판결이 가지는 실무적 의미를 양 당사자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디자인 침해 경고장을 받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디자인 침해 경고장이나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것은 아닙니다. 침해 경고장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통지이므로, 경고장을 받았다고 해서 즉시 제조/판매를 중단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본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디자인권자가 특허심판원에서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받더라도, 확인대상디자인이 실제 실시디자인과 동일하지 않으면 그 심결은 법원에서 취소됩니다. 따라서 디자인 침해 경고장 대응의 첫 번째 점검 포인트는, 상대방이 주장하는 침해 대상 디자인이 자사의 실제 제품과 동일한지 여부입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경고장 또는 심판청구서에서 특정한 확인대상디자인의 도면과 자사 실제 제품의 디자인을 사실적 관점에서 면밀히 비교합니다. 형상, 모양, 색채, 비율 등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이는 확인의 이익을 다투는 결정적 근거가 됩니다.

(2) 자사 제품의 디자인을 사진, 도면, 카탈로그, 납품 실적서 등 객관적 자료로 확보합니다. 이 사건에서처럼 심판원 단계에서는 동일성 문제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법원 단계를 대비하여 증거를 미리 갖추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전문가(변리사 또는 지식재산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여 ① 확인대상디자인과 실시디자인의 동일성 쟁점, ②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유사 여부), ③ 등록디자인의 무효 사유 존재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4) 심판원에서 패소하더라도,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여 확인대상디자인의 동일성을 다투는 전략을 검토합니다. 이 사건에서 실시자가 바로 그 전략을 통해 최종적으로 승소하였습니다.

디자인권자 측의 유의사항

반대로 디자인권자의 관점에서도 이 판결은 뼈아픈 교훈을 제공합니다. 심판원에서 이기고도 법원에서 뒤집히면, 심판비용과 수년간의 소송 기간만 허비하는 결과가 됩니다.

디자인권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심판 청구 전에 상대방의 실제 실시디자인을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거나, 카탈로그, 온라인 쇼핑몰 이미지, 납품 현장 사진 등을 통해 현재 시점의 실시디자인을 객관적으로 확보합니다.

(2) 확인대상디자인의 도면을 작성할 때, 실시디자인의 형상/모양/색채를 사실적 관점에서 동일하게 반영합니다. 침해 주장에 유리하도록 실시디자인의 일부 특징을 과장하거나 축소하여 특정하면 동일성이 부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3) 확인대상디자인의 동일성이 다투어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심판 계속 중에 확인대상디자인의 보정(도면 교체 등)을 검토합니다. 다만 보정이 요지 변경에 해당하면 불허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정확한 특정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이 글이 다루지 않는 범위

본 분석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확인대상디자인 동일성 문제에 집중하였습니다. 다음 사항은 이 글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1) 확인대상디자인과 등록디자인의 유사성 판단(본안 판단)의 구체적 기준 — 대법원이 확인의 이익 부정으로 본안에 나아가지 않았으므로, 가압 롤러 디자인의 유사 범위에 관한 직접적인 법원의 판단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2)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동일성 문제 — 소극적 심판에서는 심판청구인이 자신의 실시디자인을 확인대상디자인으로 특정하므로, 동일성 문제의 양상이 다릅니다.

(3) 디자인 침해 소송(민사 손해배상)에서의 구체적 청구 절차 —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허심판원의 행정 절차이며, 민사 침해 소송과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구체적 사건에서의 대응 방향은 실제 실시디자인의 형태, 확인대상디자인의 특정 방식,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구체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관련 칼럼

본 판결과 관련하여 다음 칼럼도 함께 참조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향후 디자인 권리범위확인심판 실무에서는 확인대상디자인의 특정 단계에서부터 실시디자인과의 동일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디자인 침해 경고장을 받은 측에서도 이 동일성 요건을 첫 번째 대응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디자인 침해 경고장(내용증명)을 받으면 즉시 제조를 중단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침해 경고장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통지이므로, 즉시 중단할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전문가와 상담하여 상대방 디자인권의 유효성, 침해 여부, 확인대상디자인과 실시디자인의 동일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특허심판원에서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받으면, 그것으로 확정되나요?

심결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디자인보호법 제166조). 본 사건(2022후10418)에서처럼 심판원의 심결이 특허법원과 대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심결 결과만으로 최종 결론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심결등본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므로 기한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Q. 확인대상디자인과 실시디자인이 약간만 다르면 동일성이 인정되나요?

사실적 관점에서 같다고 보이지 않으면 동일성이 부정됩니다. 이는 디자인의 유사 여부 판단(전체적 심미감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입니다. 색상, 비율, 세부 형상 등에서 차이가 있어 “사실적 관점에서 같은 디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 유사하더라도 동일성은 부정될 수 있습니다.

Q. 디자인권자가 확인대상디자인을 잘못 특정하면 어떻게 되나요?

확인대상디자인이 실시디자인과 동일하지 않으면, 확인의 이익이 없어 심판청구가 각하됩니다. 본안 판단(유사성 판단)에까지 나아가지 못합니다. 이 경우 디자인권자는 확인대상디자인을 다시 정확히 특정하여 새로운 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작성자: 여인재 변리사 | 프로필 보기 전문분야: 상표/디자인 분쟁, 특허 심판/소송 최종 업데이트: 202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