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침해 주장받았는데 이미 있던 디자인이라면? 자유실시디자인 항변 해설

디자인 침해 주장받았는데 이미 있던 디자인이라면? 자유실시디자인 항변 해설

목차

디자인 침해 주장받았는데 이미 있던 디자인이라면? 자유실시디자인 항변 해설

공지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은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6후878 판결이 확인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의 요건과 한계를 분석합니다.

자유실시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어느 날 디자인권자로부터 “당신의 제품이 내 등록디자인을 침해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어 논리는 “내 디자인은 등록디자인과 다르다”는 비유사 주장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와 별개로, “내 디자인은 이미 공개되어 있던 디자인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므로 애초에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입니다.

자유실시디자인 법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등록디자인과 대비되는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통상의 디자이너)이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것인 때에는, 등록디자인과 대비할 것도 없이 그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법리는 특허 분야의 자유실시기술 항변에서 유래한 것으로,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기술은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를 디자인 분야에 적용한 것입니다.

이 항변이 실무적으로 유용한 이유는, 등록디자인과의 유사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공지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만을 비교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가 아무리 넓더라도, 확인대상디자인이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하면 권리범위 밖으로 벗어나게 됩니다.

종래 판례는 자유실시디자인을 어떻게 판단하였는가

대법원은 종래부터 자유실시디자인 법리를 일관되게 인정하여 왔습니다. 특허 분야에서 확립된 자유실시기술의 법리(대법원 99후710 판결 등 참조)가 디자인 분야에도 적용된 것입니다.

자유실시디자인 해당 여부의 판단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확인대상디자인과 공지디자인(비교대상디자인)을 대비합니다. ② 양 디자인의 주된 창작적 모티브가 동일한지를 살펴봅니다. ③ 차이점이 있더라도, 그것이 통상의 디자이너가 쉽게 변형할 수 있는 정도의 상업적·기능적 변형에 불과한 것인지를 판단합니다. ④ 주된 창작적 모티브가 동일하고, 차이가 상업적·기능적 변형에 불과하다면 자유실시디자인으로 인정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쉽게 실시할 수 있는”의 판단 기준입니다. 이는 디자인보호법상 창작비용이성(용이창작) 판단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권리범위확인심판이라는 맥락에서 적용되는 점에 특수성이 있습니다. 즉, 등록디자인의 유무효를 직접 다투는 것이 아니라, 확인대상디자인이 공지디자인으로부터 쉽게 나올 수 있는 것인지만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한편,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에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대법원 2021후10473 판결에서는,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디자인권자 자신이 공개한 디자인에 대해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적용받아 등록한 경우, 제3자가 그 공개된 디자인을 근거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을 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위 99후710 판결과 2021후10473 판결은 이 사건 2016후878 판결 자체에서 인용한 선례가 아니라, 자유실시디자인 법리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하여 참고하는 관련 판례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 — 배관 연결구 디자인 분쟁

이 사건의 대상 물품은 배관 연결구입니다. 원고(디자인권자)는 본체, 배출구, 조임볼트, 공급관으로 구성된 배관 연결구에 관한 디자인등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피고가 실시하는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사건 등록디자인 배관 연결구 사시도 — 대법원 2016후878 판결문 도면

▲ 이 사건 등록디자인 — 배관 연결구(본체·배출구·조임볼트·공급관 구성). 출처: 대법원 2016후878 판결문

이 사건에는 세 가지 디자인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구분이 사건 등록디자인비교대상디자인 (공지디자인)확인대상디자인 (피고 실시)
본체 형상원통형 관체원통형 관체원통형 관체
본체 외주면만곡진 형상만곡진 형상일직선 형상
배출구 나사산 외경과 본체 외경거의 같은 크기원문에 구체적 기재 없음거의 같은 크기
조임볼트본체 한쪽 끝 링모양, 6개 조임면본체 한쪽 끝 링모양, 6개 조임면본체 한쪽 끝 링모양, 6개 조임면
연결구조본체·배출구·조임볼트·공급관본체·배출구·조임볼트·공급관본체·배출구·조임볼트·공급관

세 디자인 모두 배관 연결구라는 동일한 물품에 관한 것으로, 본체·배출구·조임볼트·공급관의 기본적인 연결구조는 공통됩니다. 주된 차이는 본체 외주면이 만곡진 형상인지 일직선인지, 그리고 배출구 나사산의 외경과 본체의 외경이 같은 크기인지 여부입니다.

비교대상디자인(공지디자인) 배관 연결구 도면 — 대법원 2016후878 판결문

▲ 비교대상디자인(공지디자인). 출처: 대법원 2016후878 판결문

확인대상디자인(피고 실시 디자인) 배관 연결구 도면 — 대법원 2016후878 판결문

▲ 확인대상디자인(피고 실시). 출처: 대법원 2016후878 판결문

원심(특허법원)의 판단

원심인 특허법원 2016. 5. 13. 선고 2015허8240 판결은,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심의 논리 구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등록디자인과 비교대상디자인은 유사하지 않다 — 양 디자인은 전체적인 심미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원심은 본체 외주면의 만곡 형상, 배출구 나사산의 외경과 본체 외경의 관계 등 요소에 대해서는 대비하지 않은 채 이러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2) 확인대상디자인과 비교대상디자인도 유사하지 않다 — 본체 외주면의 만곡 여부, 배출구 나사산의 외경과 본체의 외경의 동일 여부가 전체적인 심미감에 영향을 미치는 지배적인 특징이라고 보아, 양 디자인이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따라서 확인대상디자인은 자유실시디자인이 아니다 — 비교대상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

(4)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은 유사하다 — 양 디자인은 세부적인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그 외관을 전체적으로 대비·관찰하면 지배적인 특징이 유사하여 전체적인 심미감이 유사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중대한 논리적 문제가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비교 대상에 따라 동일한 디자인 요소의 중요도를 달리 평가한 것입니다. 특히 (1)에서 특정 요소를 대비조차 하지 않고서 “유사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점이, 이후 대법원이 지적하는 비일관성의 출발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왜 원심을 파기하였는가

대법원 제1부(재판장 김소영 대법관, 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비교 기준의 비일관성

대법원이 지적한 첫 번째 문제는 원심의 비교 기준 일관성 결여입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교 조합원심이 본 “본체 외주면 만곡 여부”의 취급원심이 본 “배출구 나사산 외경 = 본체 외경”의 취급
등록디자인 vs 비교대상디자인대비하지 않음대비하지 않음
확인대상디자인 vs 비교대상디자인심미감에 영향을 미치는 지배적 특징으로 봄심미감에 영향을 미치는 지배적 특징으로 봄
등록디자인 vs 확인대상디자인세부적 구성의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고 봄양 디자인이 유사하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로 채택

이 표에서 드러나듯이, 원심은 동일한 디자인 요소(본체 외주면의 만곡 여부, 배출구 나사산 외경과 본체 외경의 관계)에 대하여 비교 대상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내렸습니다. 등록디자인과 비교대상디자인을 비교할 때에는 이 요소들을 아예 대비하지 않았으면서, 확인대상디자인과 비교대상디자인을 비교할 때에는 같은 요소들을 “지배적인 특징”이라고 하였고,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을 비교할 때에는 다시 “미세한 차이”로 격하시켰습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이 기준을 달리하여 디자인 사이의 유사 여부를 판단한 것은 그 자체로 논리가 일관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디자인의 유사 판단에서 전체관찰의 원칙이란, 디자인을 구성하는 각 요소를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대비할 것이 아니라 그 외관을 전체적으로 대비·관찰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이한 심미감을 느끼게 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체관찰의 원칙 하에서도, 특정 요소의 중요도 평가는 물품의 성질, 용도, 사용 형태 등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합니다. 비교 대상이 바뀐다고 하여 동일한 물품에서 동일한 디자인 요소의 중요도가 달라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유실시디자인 법리의 오해

대법원이 지적한 두 번째 문제는 원심이 자유실시디자인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확인대상디자인과 비교대상디자인(공지디자인)을 직접 대비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공통점(주된 창작적 모티브의 동일성): – 본체·배출구·조임볼트·공급관의 연결구조가 전체적으로 유사한 형상과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 본체가 원통형의 관체 형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 조임볼트가 본체의 한쪽 끝부분에 링모양으로 있고, 그 표면이 일정한 간격으로 평평하게 깎여 6개의 조임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차이점(상업적·기능적 변형에 불과): – 본체의 외주면이 비교대상디자인에서는 만곡진 형상인 반면 확인대상디자인에서는 일직선으로 되어 있습니다. – 이로 인하여 조임볼트와 본체 사이 단턱 형성의 정도, 본체와 배출구 연결 부분의 각도 등에서 다소 차이가 나타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차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전체적으로 볼 때 다른 미감적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상업적·기능적 변형에 불과하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확인대상디자인은 통상의 디자이너가 비교대상디자인에 의하여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6후878 판결

배관 연결구라는 물품의 특성상, 본체 외주면을 만곡지게 하는 것과 일직선으로 하는 것은 기능적 필요나 제조 공정상의 선택에 따른 차이일 뿐, 보는 사람에게 서로 다른 미감을 느끼게 하는 창작적 변형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결국 확인대상디자인은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상업적·기능적 변형”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판결에서 주목할 부분은 대법원이 “다른 미감적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상업적·기능적 변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입니다. 이는 자유실시디자인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디자인의 유사 판단에서 차이점이 존재하더라도, 그 차이가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면 자유실시디자인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① 기능적 변형: 물품의 기능적 필요에 의한 형상 변경. 이 사건에서 배관 연결구의 외주면을 만곡 형상으로 하거나 직선 형상으로 하는 것은 유체 흐름이나 결합 방식 등 기능적 고려에 따른 선택입니다.

② 상업적 변형: 시장 수요, 제조 편의, 비용 절감 등 상업적 목적에 따른 디자인 변경.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제조가 용이하도록 형상을 단순화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③ 미감적 가치의 상이함이 없는 변형: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서로 다른 심미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정도의 변형을 말합니다.

반대로, 차이가 새로운 미감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면 — 예컨대, 전혀 다른 장식적 요소를 추가하거나, 물품의 전체적 인상을 달리하는 형상 변경이 있는 경우 — 이는 단순한 상업적·기능적 변형을 넘어서는 것이므로, 자유실시디자인 인정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디자인 권리범위확인심판의 구조와 자유실시디자인의 위치

이 판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전체 구조 속에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자인보호법 제122조에 따른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디자인권자·전용실시권자 또는 이해관계인이 등록디자인의 보호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청구하는 심판입니다. 권리자가 청구하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과, 이해관계인(주로 침해 주장을 받은 자)이 청구하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나뉩니다(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실무적 함정과 대응 전략에 관하여는 “디자인 침해 경고장을 받았다면? — 권리범위확인심판의 함정과 대응 전략” 참조).

이 사건은 원고(디자인권자)가 청구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이었습니다. 이 경우 심판에서 검토하는 항목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릅니다.

① 확인대상디자인의 특정 적부 — 확인대상디자인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 ② 자유실시디자인 해당 여부 — 확인대상디자인이 공지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것인지 ③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의 유사 여부 — 전체관찰·요부관찰에 따른 유사성 판단

이 순서는 이 사건 판결문에 직접 기재된 것이 아니라, 관련 판례 법리에서 도출된 통상적인 검토 순서입니다.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은 ②번 단계에서 다루어집니다. 자유실시디자인으로 인정되면 ③번 단계(등록디자인과의 유사 여부 비교)로 나아갈 필요 없이 바로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등록디자인과 대비할 것도 없이 그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은 바로 이러한 법리 구조를 반영한 것입니다.

배관 연결구 실물 사진 — 이 사건 분쟁 대상 물품

▲ 이 사건 분쟁 대상 물품 — 금속 배관 연결구 실물. 출처: 대법원 2016후878 판결문

실무적 의의 및 시사점

이처럼 본 판결은 자유실시디자인 법리의 적용에 있어 다음과 같은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디자인 침해 방어 전략 수립 시: 디자인권 침해를 주장받은 기업이나 개인은, 등록디자인과의 비유사를 주장하는 것 외에, 확인대상디자인이 공지디자인으로부터 쉽게 만들 수 있는 자유실시디자인이라는 항변을 병행적으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특히 해당 물품 분야에 출원일 전에 공개된 유사한 디자인이 존재하는 경우,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은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됩니다.

“상업적·기능적 변형”의 활용: 확인대상디자인과 공지디자인 사이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 차이가 물품의 기능, 제조 공정, 시장 수요 등에 기인한 것이라면 상업적·기능적 변형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본체 외주면의 만곡 여부가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 점은, 산업용 부품 등 기능적 성격이 강한 물품에서 이 주장이 특히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디자인 유사 판단의 일관성 요구: 법원이 동일한 물품의 디자인 요소에 대하여 비교 대상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디자인 소송 실무에서 유사 판단의 논리적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디자인 침해 주장을 하는 권리자 측에서도, 자신의 유사 판단 논리가 모든 비교 조합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지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된 창작적 모티브의 동일성 판단: 자유실시디자인 해당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인대상디자인과 공지디자인이 주된 창작적 모티브를 공유하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배관 연결구의 기본적인 연결구조, 원통형 관체 형상, 6개 조임면 형성 등이 주된 창작적 모티브에 해당하였습니다.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도, 물품의 기본적인 구조와 형상에서 창작적 모티브의 동일성이 인정된다면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이 유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판결이 다루지 않는 한계

본 판결에서 몇 가지 유의하여야 할 한계가 있습니다.

① 이 판결은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자유실시디자인 법리에 관한 것입니다. 디자인권 침해 민사소송에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이 동일하게 적용되는지에 관하여는 별도의 판례 법리가 축적되고 있으므로, 민사소송에서의 적용 여부는 해당 판례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② 대법원 2021후10473 판결에 따르면,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을 구사하기에 앞서, 근거로 삼으려는 공지디자인이 디자인권자 자신의 공개 행위에 기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③ 이 사건은 배관 연결구라는 산업용 부품에 관한 것이므로, 본체 외주면의 만곡 여부가 상업적·기능적 변형에 불과하다는 판단이 비교적 용이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소비재나 장식품 등 미감적 요소가 강조되는 물품에서는 동일한 형상 차이라 하더라도 상업적·기능적 변형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물품의 성질에 따른 구분이 필요합니다(물품 특성에 따른 디자인 유사 판단의 차이에 관하여는 “식품용기 디자인, 비슷해 보여도 권리침해 아닐 수 있다” 참조).

④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파기환송하면서 확인대상디자인이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직접 하였으나, 환송 후 특허법원에서의 최종 결론은 이 판결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관련 법령 및 참고 판례


작성자: 여인재 변리사 | 프로필 보기 전문분야: 상표·디자인 분쟁, 특허 심판·소송 최종 업데이트: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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