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상표를 공격하는 길은 등록취소심판과 등록무효심판 두 가지이며, 특허심판원 본안 인용률은 등록취소 91.3%, 등록무효 56.5%로 34.8%p 차이가 납니다. 다만 취소(불사용)는 등록상표가 3년간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있어야 청구할 수 있고, 무효는 등록요건의 흠결을 다투는 것이어서 두 심판은 골라 쓰는 대체재가 아닙니다. 인용률 격차는 다투기 쉬운 불사용 사건이 취소로 모이는 자기선택 효과로 보아야 하며, 사건의 사실관계가 어느 길로 갈지를 먼저 정합니다.
특허심판원 상표 심판 17,726건을 유형별로 집계한 결과, 등록상표를 공격하는 두 루트의 본안 인용률은 등록취소심판 91.3%, 등록무효심판 56.5%로 34.8%p 차이가 났습니다. 본 글은 이 격차가 “취소가 항상 유리하다”는 뜻이 아니라, 3년 불사용이라는 사실이 있는 사건은 취소로, 등록요건의 흠결을 다투는 사건은 무효로 가는 자기선택의 결과임을 설명하고, 공격 루트를 고르는 실무 기준 네 가지를 정리합니다.
등록상표를 공격하는 두 가지 길 — 취소심판과 무효심판
남의 등록상표가 내 사업을 가로막을 때, 그 상표를 깨뜨리는 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등록무효심판으로, 그 상표가 처음부터 등록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다투는 것입니다. 선등록상표와 유사한데도 등록되었거나, 식별력이 없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그 등록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취급되는 소급효를 가집니다.
다른 하나는 등록취소심판입니다. 등록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더라도 등록 후의 사정으로 더 이상 권리를 유지시킬 수 없을 때 청구합니다. 대표적인 사유가 정당한 이유 없이 3년간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않은 불사용(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이며, 그 밖에 부정사용 등이 있습니다. 취소심결이 확정되면 상표권은 장래를 향해 소멸하는데, 불사용취소의 경우 그 소멸 시점이 심판청구일로 소급합니다(상표법 제119조 제6항·제7항). 다만 등록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보는 무효와 달리, 취소는 등록일과 심판청구일 사이의 과거를 지우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본 사무소가 특허심판원 상표 심판 사건 17,726건을 심판 유형별로 집계한 결과, 이 두 길은 인용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차이를 읽는 방식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두 심판의 구조적 차이를 먼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등록취소심판 | 등록무효심판 |
|---|---|---|
| 법적 효력 | 불사용취소는 심판청구일로 소급해 소멸(등록 시점까지는 아님) | 소급효 — 처음부터 등록이 없던 것으로 취급 |
| 대표 사유 | 3년 불사용(제119조 제1항 제3호) 등 등록 후 사정 | 선등록 유사·식별력 결여·부정한 목적 등 등록요건 흠결 |
| 판단 성격 | 사용 사실의 확인 중심 | 유사·식별력 등 평가적 판단 중심 |
| 증명책임(핵심) | 사용 사실은 상표권자가 증명 | 무효사유는 청구인이 증명 |
| 청구인 적격 | 불사용취소는 누구든지 청구 가능 |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만 청구 가능 |
| 제척기간 | 없음 | 일부 사유는 등록일부터 5년 |
| 본안 인용률 | 91.3% | 56.5% |
인용률 91.3% vs 56.5% — 34.8%p 격차
먼저 두 심판의 본안 인용률을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용률은 인용과 일부인용을 더한 값을 본안 판단 건수(인용·일부인용·기각의 합)로 나눈 비율이며, 본안에 들어가지 못한 각하·취하는 분모에서 제외했습니다.
| 공격 루트 | 본안 인용률 | 인용·일부인용 / 본안 | 각하율(전체 대비) | 심리기간 중앙값 |
|---|---|---|---|---|
| 등록취소심판 | 91.3% | 1,836 / 2,010건 (전체 2,122) | 5.1% (109건) | 약 9.2개월 |
| 등록무효심판 | 56.5% | 2,475 / 4,379건 (전체 4,578) | 4.0% (184건) | 약 13.0개월 |
등록취소심판의 본안 인용률은 91.3%로, 등록무효심판 56.5%보다 34.8%p 높습니다. 두 심판 모두 각하율은 4%대로 비슷해, 이 격차가 절차적 문턱에서 갈린 것이 아니라 본안 판단에서 갈렸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심리기간도 등록취소가 중앙값 약 8개월로 등록무효의 약 13개월보다 짧았습니다(심리기간은 정확한 청구일이 아니라 사건번호 접수연도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입니다).
수치만 보면 “등록상표를 깨려면 취소심판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읽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해석은 두 심판이 같은 사건에서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선택지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 취소가 더 자주 인용되나 — 불사용의 구조와 자기선택
등록취소심판 인용률이 높은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등록취소심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유는 3년 불사용으로, 그 근거 조문인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과거 제73조 제1항 제3호)가 사유가 기재된 사건 중 가장 많았습니다. 불사용취소는 청구가 제기되면 등록상표를 정당하게 사용했다는 사실의 증명책임이 상표권자에게 넘어갑니다. 실제로 쓰지 않던 상표라면 사용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그 결과 청구가 인용됩니다. 즉 불사용취소는 사실관계가 분명하면 결론이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반면 등록무효심판은 선등록상표와의 유사 여부, 식별력 유무, 부정한 목적의 존재처럼 평가적 판단이 중심입니다. 같은 사실을 두고도 판단이 갈릴 여지가 크고, 그만큼 기각도 자주 나옵니다.
따라서 두 심판의 인용률 격차는 “취소라는 수단이 더 강력해서”가 아니라 “어떤 사건이 어느 심판으로 가는가”에서 생깁니다. 등록상표가 명백히 쓰이지 않고 있는 사건은 청구인이 불사용취소를 선택해 취소심판 그룹에 모이고, 등록요건의 흠결을 평가로 다투어야 하는 사건은 무효심판 그룹에 모입니다. 다투기 쉬운 사건이 취소에 쏠리는 자기선택 효과가 인용률 격차를 만든 것입니다.
해석상 주의 — 본 통계는 심판 유형과 인용 결과의 상관관계를 보여줄 뿐, “취소심판을 고르면 인용률이 올라간다”는 인과를 입증하지 않습니다. 공격 루트는 등록상표의 사용 여부와 등록요건 흠결 여부라는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사실상 정해지며, 본 수치를 개별 사건에 옮길 때는 사용 흔적과 등록요건에 대한 사전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심판을 고를까 — 실무 네 가지 기준
자기선택 구조를 전제하면, 데이터가 주는 실무 메시지는 “인용률이 높은 취소를 택하라”가 아니라 “사건의 사실관계를 먼저 확정하고 그에 맞는 길을 고르라”입니다. 본 사무소가 등록상표 공격 사건을 설계할 때 적용하는 네 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등록상표가 3년 이상 쓰이지 않았는가를 먼저 확인합니다. 미사용이 의심되면 불사용취소가 1순위 후보입니다. 불사용취소는 이해관계가 없어도 누구든지 청구할 수 있어 진입 문턱도 낮습니다. 청구 전 온라인·오프라인 사용 흔적, 광고, 거래서류 등을 사전 조사해 상표권자가 내놓을 수 있는 사용 증거의 강도를 가늠합니다.
(2) 등록요건 자체에 흠결이 있는지 검토합니다. 선등록상표와의 유사, 식별력 결여, 부정한 목적 등 등록 단계의 하자가 있다면 무효심판이 길입니다. 이 경우 상표가 사용되고 있더라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무효심판은 이해관계인만 청구할 수 있어 청구인 적격을 먼저 확인해야 하고, 무효사유 중 일부는 등록일부터 5년이 지나면 다툴 수 없는 제척기간(상표법 제122조 제1항)이 적용되어 등록 후 오래된 상표라면 시점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불사용취소에는 이러한 제척기간이 없습니다. 상표 등록무효심판의 사유·제척기간·대리 실무는 별도 분야 안내에서 정리했습니다.
(3) 소급효가 필요한지 따집니다. 상대방이 과거의 침해를 주장하거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등록을 처음부터 무효로 돌리는 소급효가 필요합니다. 취소는 등록 시점까지 소급하지 않아(불사용취소도 심판청구일까지만 소급) 그 이전의 과거 권리행사를 지우지 못하므로, 이 국면에서는 인용률이 낮더라도 무효심판이 필요합니다.
(4) 증거 구조·시점·비용을 함께 봅니다. 불사용취소는 상대적으로 심리가 빠르고 증거 구조가 단순한 편이고, 무효는 선행상표·거래실정 등 입증 부담이 크고 기간도 깁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 경향이며, 최적의 길은 사건마다 달라집니다.
등록상표 공격 전략 상담
본 사무소는 상대 등록상표의 사용 흔적 조사부터 불사용취소·무효 사유의 강약 평가, 증거 구조 설계, 청구서 작성까지 일괄 진행합니다. 어떤 심판을 고르느냐보다 사건의 사실관계를 어떻게 읽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등록상표 공격 전략 상담 신청
이 분석이 다루지 않는 한계는?
본 분석에는 다음 한계가 있으니 인용 시 함께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1) 자기선택 편향이 핵심 한계입니다. 공격 루트는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사실상 결정되므로, 본 통계의 인용률 격차를 심판 유형 자체의 인과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사건에서 취소와 무효를 바꿔 청구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본 데이터로 측정할 수 없습니다.
(2) 등록취소 데이터의 최근 집중입니다. 집계된 등록취소심판 2,122건 중 2025·2026년 사건이 1,446건으로 68.1%를 차지합니다. 다만 연도별로 보아도 등록취소 인용률은 일관되게 높은 편이며, 최근 급증한 것은 인용률이 아니라 청구 건수입니다.
(3) 취소사유의 혼재입니다. 등록취소심판에는 불사용 외에 부정사용 등 다른 사유도 포함됩니다. 본 글의 91.3%는 불사용이 주류인 등록취소심판 전체를 기준으로 한 값이며, 불사용취소만의 사용증거 실무는 불사용취소 사용증거 준비 체크리스트에서 다루었습니다.
(4) 산식과 심리기간의 성격입니다. 인용률은 인용에 일부인용을 더해 분자로 삼았고, 각하·취하는 분모에서 제외했습니다. 심리기간은 정확한 청구일이 아니라 사건번호 접수연도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입니다.
(5) 본 분석은 일반 정보 제공입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등록상표의 사용 여부, 등록요건의 흠결, 확보된 증거, 상대방의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본 글의 평균값을 그대로 자기 사건에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청구 전 사건별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본 사무소가 분석한 특허심판원 상표 심판 데이터는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등록상표를 공격할 때 등록취소심판의 인용률이 91.3%로 무효심판 56.5%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격차의 본질은 취소라는 수단의 우월함이 아니라 다투기 쉬운 불사용 사건이 취소로 모이는 자기선택 구조에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의 출발점은 “인용률 높은 취소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등록상표가 쓰이고 있는지, 등록요건에 흠결이 있는지, 과거를 소급해 지워야 하는지를 먼저 확정하는 것”입니다.
불사용취소를 막거나 공격하는 사용증거의 5대 카테고리와 준비 체크리스트는 본 사무소가 별도로 정리한 상표 불사용취소 사용증거 체크리스트 글에서 다루었으므로, 증거 실무는 그쪽으로 위임합니다. 무효사유별 인용률 비교, 부정사용취소의 별도 인용률, 그리고 같은 사건에서 취소와 무효를 병행 청구한 사례의 결과 비교는 후속 글에서 다룰 계획입니다.
데이터 기준일: 2026-08-12 · 본 글은 2026-06-01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최신 데이터는 소담 상표 심판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성자: 여인재 변리사 | 프로필 보기
전문분야: 상표 분쟁, 디자인 분쟁, 특허 심판·소송